중국 자동차시장, 지적재산권 분쟁

입력 2003년11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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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외국 업체들 사이의 지적재산권 분쟁이라는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상표나 자동차 디자인의 도용을 이유로 중국 업체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거나 실행에 옮기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자국 업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GM과 도요타 외에도 혼다, 닛산, 폴크스바겐 등이 중국 업체와 지재권 문제로 말썽을 빚고 있다.

GM은 중국 안후이(安徽)성 소재 체리자동차가 GM대우에서 생산하는 마티스와 매그너스의 디자인을 도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도요타는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업체 길리와 상표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중국내 양대 합작사업 대상자 중 한곳인 상하이 오토모티브 인더스트리사(社)와 부품 생산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으며 혼다는 충칭(重慶) 지역의 오토바이 제조업체 2곳을 상대로 지난주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닛산 역시 중국 업체인 GWA가 자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면부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 시장이 일본을 곧 추월하고 장래에는 미국보다도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상표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선 외국 자동차업체들은 성급한 강경 대응이 자칫 중국내 합작 사업 추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전전긍긍하는 상태다.

중국은 다국적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환영하고 있지만 이는 기술을 도입해 자국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중국 시장에서는 아직 정부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외국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외국 기업의 불공정한 사업 전략"으로 몰고 가는 중국 언론도 중국 자동차시장에 부는 회오리바람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도요타와 길리 사이의 상표권 분쟁에서 중국 법원이 길리의 손을 들어준 것은 자동사 시장에서의 지재권 분쟁에서 중국이 어떤 입장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업계는 인식하고 있다. "전혀 다른 시장에서 제품이 차지하는 위치나 가격대가 다른 만큼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거나 두 상품 간에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를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베이징 법원의 평결 내용이다.

중국 법원이 지재권 문제에 있어서 항상 자국민의 편만을 드는것은 아니지만 법원의 판결이 시장에서 그다지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은 외국 업체들의 또다른 고민이다. GM 또한 체리자동차의 소유주가 안후이성 당국이라는 점 때문에 법적 대응에 따른 득보다 실이 많게 될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지재권 문제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지뢰밭"으로 등장함에 따라 외국 업체들의 고민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상하이 소재 국제법률사무소의 공동 운영자 중 한사람의 말처럼 외국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됐다면 다른 방향으로 판결이 내려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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