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회사가 살 수 있는 길 열어야

입력 2003년12월0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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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새주인이 누가 될지 사뭇 궁금하다. 알려진 바로는 8개 업체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그 중 국내 업체로 GM대우와 르노삼성이 거론되고 있다. GM은 인수의향서 제출이 확인됐고, 프랑스 르노는 대변인을 통해 이를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겉으로 부인했다고 해서 파문이 가라 앉지는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 두 업체의 움직임에 주목이 쏠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둘 다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선 SUV가 절실히 필요하고, 이를 단시간 내 이루는 방법으로 자체 개발보다는 쌍용차 인수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움직임에 그 누구보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회사는 바로 대우자판이다. 소비자들이야 쌍용차의 새주인이 누가 돼도 차를 구입하고, 애프터서비스를 받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어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판매전문회사인 대우자판은 그렇지 않다. 최근 르노삼성의 쌍용차 인수설이 거론됐을 때 가장 동요한 집단이 대우자판 딜러들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쌍용차가 르노삼성으로 인수되면 쌍용차를 르노삼성 딜러가 판매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대우자판 딜러들의 붕괴로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GM이 인수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재 35% 선에서 제한되고 있는 대우자판의 쌍용차 판매가 100%로 늘어날 수 있고, 이는 곧 대우자판 딜러들의 활성화를 불러 올 수 있다.

한편 누가 주인이 될지에 귀추를 모으는 집단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쌍용차 직원들이다. 특히 연구소는 더욱 그렇다. 대부분 엔지니어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배우기를 바란다. 때문에 기술을 이전해 줘야 하는 중국 업체보다는 배울 수 있는 유럽이나 미국 업체가 사주기를 바란다. 쌍용차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개인의 발전 차원에서 볼 때도 기술을 더 배우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중국 업체로 인수되면 무얼 배울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이를 통해 중국 업체로 인수될 경우 연구소의 인력유출이 잇따를 수 있고, 이에 따른 개발능력은 지금보다 더욱 저하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채권단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든, 미국이든, 유럽이든 인수가격만 많이 준다면 좋은 일이다. 최근 여러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내자 채권단 내부에선 그간 쌍용차로부터 받지 못한 이자까지 모두 받아내겠다는 속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만지는 금융권 입장에선 돈만 많이 들어오면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쌍용차 인수는 회사의 미래 생존능력을 감안해 줘야 한다. 규모로 보면 그리 크지 않은 회사지만 나름의 기술력과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돈"과 "생존력"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채권단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회사가 잘 돼 다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주면 결국 채권단에서도 좋은 것이 아닌가. 쌍용차의 새주인 선정이 이른바 "돈의 논리"에만 너무 치우치면 안되는 이유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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