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엄남석 송수경기자 = 쌍용자동차 매각에 인수제안서를 낸 업체가 GM과 르노, 난싱(藍星), 상하이기차공업집단공사(SAIC) 등 4곳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인수를 당해야하는 쌍용차내에서 "최선의 업체"에 대한 저울질이 한창이다.
이들 업체가 제시한 인수가격과 조건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아직 어느 업체가 바람직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 등의 고통을 감내하며 흑자를 실현한 쌍용차 직원들 사이에서는 업체별 장.단점을 비교하며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매각주간사인 삼일PWC와 채권단에서 흘러나오는 인수가격과 조건에 대한 정보가 단편적이다보니 쌍용차 내부 의견은 선진 자동차기술을 보유한 GM, 르노와 중국시장 진출에 유리한 난싱, SAIC의 단순 구도로 나뉘어 갑론을박되고 있다.
업계와 쌍용차 내부에서는 중국 굴지의 자동차업체인 SAIC이 쌍용차 인수에 적극적인데다 GM 및 폴크스바겐과의 합작법인을 갖고있어 선진자동차 기술 확보와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중국시장 진출 = 쌍용차 내부에서는 SAIC이나 난싱이 인수업체가 되면 중국시장 진출이 보장돼 중국시장 확대라는 측면에서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과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중국시장이 쌍용차가 주력으로 삼고있는 레저용차량(RV) 분야에서 거의 미개척 상태로 쌍용차가 기술력을 앞세워 인수후에도 회사경영과 운영에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들 업체는 엔진.트랜스미션 등 자동차 핵심기술을 갖고있지 못해 신기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난싱이 화학그룹으로 자동차관련은 군납용 지프생산과 자동차 정비사업이 전부인 것과 달리 SAIC은 상하이-폴크스바겐, 상하이-GM 등의 합작법인을 갖고있어 GM과 폴크스바겐의 선진 자동차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간접적인 창구는 열려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란싱의 경우 현 경영체제 유지 및 고용보장 의사를 내비춘 것이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대신 장기적으로는 생산기지 이전 우려를 낳고있어 현재 순환파업을 진행하며 위협적 행동을 보이고 있는 노조측의 반발이 만만치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AIC은 현재 쌍용차 인수에 그룹차원에서 직접 나선 것인지 아니면 자회사인 후이쭝이 인수를 추진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이쭝은 지난 2001년 쌍용차의 트럭, 버스 생산설비를 매입해 생산 중이며 내년 1월부터는 쌍용차의 미니밴 이스타나 설비를 추가로 매입, 생산키로 하는 등 쌍용차와 활발한 제휴관계를 갖고있다.
쌍용차 소진관 사장은 지난 가을 후이쭝 자동차를 방문, 매각협상이 진행 중이며 연내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는 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쌍용차와 채권단측에서 이를 모두 부인한 바 있다.
◆ 선진 자동차기술 습득 = 쌍용차 내부에서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인 GM과 르노가 인수업체가 될 경우 선진 자동차기술을 통한 신기술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과 브랜드 가치가 제고되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있다.
특히 디젤엔진 분야의 선두업체인 르노의 디젤기술 전수는 2005년부터 시작되는 디젤승용차시대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쌍용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GM의 경우 기술이전 효과에다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면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GM이나 르노가 인수업체가 될 경우 서구의 가치기준에 의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실시돼 고용불안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GM의 경우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가격인 주당 1만1천원을 훨씬 밑도는 9천원대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보이지 않고있다는 설까지 흘러나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르노는 GM대우와 르노삼성의 제품군이 중.소형 승용차 위주로 돼있어 SUV 중심의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국내 진출업체의 라인업을 보강하는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런 내부적 논의는 구체적인 인수가격이나 조건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면서 "쌍용차에 장기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업체가 나서 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