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의 이상한 음주단속

입력 2003년12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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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지난 9월 멕시코 사상 처음으로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음주 측정이 실시된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 당국이 가족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이브에는 오히려 음주 측정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최근 멕시코시티 경찰 당국은 연말 3주간의 연휴 시즌을 맞아 성탄절과 신년 이브에는 "교통량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이유를 들어 음주측정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오히려 이때 음주단속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를 시 당국의 원칙없는 행정이라고 비난한다.

가벼운 술을 포함한 저녁 파티문화가 일상적인 멕시코 사회에서 음주단속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왔다. 대리운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줄여준다는 음료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새 풍속도와 함께 위헌적 조치라는 항의에서 멕시코시티 중도좌파 시장의 차기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도박"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멕시코 경찰내 부패가 만연한 상황에서 음주 단속을 피하기 위한 `뒷돈거래" 등 부패행위만 더욱 조장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시티 경찰청은 최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성탄절과 신년 이브에는 음주단속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하며, 인구 850만명의 멕시코시티 교통량이 이때에는 최대 85%까지 줄어든다는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경찰청 대변인은 "(성탄절과 신년 이브에는) 가족 집에서 머무르며 거기서 잠자고 휴식을 취하며 다음날 숙취 상태로 깨어나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멕시코의 관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시당국의 음주단속에 대해 유력한 차기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혁명당(PRD) 소속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시티 시장이 청렴성을 내보이려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공격하며, 나아가 음주단속을 하려면 매일 해야되고 더욱이 연말에는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RD와는 이념적으로 대립하는 원내 제1당 제도혁명당(PRI)은 PRD 세력이 압도적인 멕시코시티 시당국의 음주단속에 대해 권위주의적 행태라며 음주단속 피해자에 대해 무료 법률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의 음주단속은 범죄퇴치 자문을 맡았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前) 뉴욕시장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음주단속이 실시된 이후 5만명 이상의 운전자들이 음주측정을 위해 정차 지시를 받았고, 이 가운데 6천여명이 실제 음주테스트를 받아 1천여명이 혈중 알코올 농도 0.04%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올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 748명 가운데 17%는 음주운전인 것으로 집계됐다. 멕시코시티 당국은 음주측정 실시 지역에서 야간대 자동차 충돌 및 사망사고가 90%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통계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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