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많은 쌍용차 매각

입력 2003년12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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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결국 중국의 국영 화공그룹 란싱으로 매각된다. 쌍용차 채권단이 지닌 쌍용차 지분 50%를 란싱그룹이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면서 회사의 주인은 란싱그룹이 되는 것.

채권단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을 비싼 값에 팔면 최고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의 경우 쌍용차 지분을 고가에 팔수록 은행의 손해를 줄이는 것이어서 마다할 리 없다. 은행장 위치에서 보더라도 고가의 지분 매각은 은행 실적을 높이는 일이고, 이는 다시 성과로 이어져 경영평가를 높게 받을 수 있다. 잘 하면 은행장 연임도 가능한데 누가 거절할 수 있겠느냐 것. 어차피 쌍용차 지분은 쌍용차에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갖고 있는 것이고, 이를 제3자가 비싸게 사주겠다니 절로 춤을 출 일이다. 따라서 채권단의 지분 매각을 두고 "팔아라, 팔지 말아라" 하는 건 월권이다.

그러나 쌍용차쪽에서 보면 슬픈 일이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 진출의 교두보 마련은 했다지만 이는 굳이 란싱그룹이 아니라도 가능한 일이다. 이미 세계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회사가 중국에 진출해 있고, 또 란싱보다 더 많은 판매망과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쌍용차의 중국 진출이 명분이라면 차라리 GM, 포드, 혼다, 토요타, 폭스바겐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여타의 중국업체를 택하면 됐을 일이다. 물론 채권단의 지분 매각 대금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말이다.

너무 이른 예측이지만 란싱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후 기술이전, 중국 내 생산시설 기반구축 등을 통해 자립 형태를 취하게 되면 쌍용차는 또 다시 매각대상이 될 수 있다. 란싱그룹측에서 보면 어차피 쌍용차가 선진업체가 아닌 이상 기술수준을 따라잡은 후엔 더 이상 쌍용차를 가져갈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한국보다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중국에서 차를 만들 수 있는데, 어느 누가 굳이 모든 비용이 중국보다 두 배로 들어가는 이 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는가.

란싱그룹이 한국을 자동차사업부문의 R&D 기지로 만들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연구개발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분인데 란싱그룹이 마냥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이미 2010년이면 연료전지차, 수소차 등의 신기술 자동차가 대거 쏟아져 나오고, 현재도 토요타, 혼다, GM 등이 하이브리드카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마당에 말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듯 매각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란싱그룹이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되더라도 또 다른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업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기술개발이 필수인 자동차산업에서 기술이 뒤지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어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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