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간단한 퀴즈 몇 개를 풀어보자. 현재 국내에서 디젤 승용차를 팔 수 있나? "없다". 아우디 올로드콰트로 TDI는 디젤엔진일까, 가솔린엔진일까?. "디젤엔진이다". 그렇다면 올로드콰트로 TDI는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을까?. 글쎄, 분명한 건 이 달부터 팔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사가 성립할 수 있을까.
"참여정부, 아우디에 엄청난 특혜. 현대자동차 등 국산차는 디젤엔진 승용차 못팔게 묶어 놓고 수입차엔 허용. 고진모터임포트는 최근 디젤엔진을 장착한 승용차 아우디 올로드콰트로 2.5TDi를 수입, 본격 시판에 나섰다. 어쩌구 저쩌구...현재 국내에서는 승용차용 디젤엔진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 현실적으로 디젤 승용차 판매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맞는 얘긴가 아닌가. 알쏭달쏭 퀴즈의 힌트는 승용과 SUV 구분에 있다. 과거 지프형자동차의 기준은 차대(섀시)를 사용하는 지의 여부였다. 이를 사용하면 지프형차로 인정했다. 지프형차를 SUV로 바꿔 부르면서 그 기준은 이렇게 바뀌었다. "차대를 사용하거나 혹은 사륜구동장치를 단 차"를 SUV로 하고 이를 승용2의 카테고리에 분류해 넣은 것.
즉 고진모터임포트가 올로드콰트로 2.5TDI를 들여다 팔 수 있는 건 이 차가 SUV가 포함된 카테고리인 승용2로 분류돼서다. 4륜구동장치를 근거로 승용1이 아닌 승용2로 분류된 것. 4륜구동 세단이면 어느 메이커든 지금 당장 디젤엔진을 장착해 팔 수 있다는 결론이다. 디젤엔진 팔려고 4륜구동 모델을 만들 지 안만들 지는 메이커가 결정할 몫이다.
자, 지금부터는 본격 시승기다.
▲디자인
스포티하다. 올로드콰트로의 디자인이 정통 세단에서 살짝 엇나간 형태인 데다 2.5TDI의 이미지는 마치 팔꿈치를 가죽으로 덧댄 골덴재킷같다. 앞뒤 범퍼를 보디컬러와는 상관없이 검정색으로 감싸 놓아 그렇게 보인다.
이 차에는 해치백, 왜건, SUV의 이미지가 모두 담겨 있다. 서스펜션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차 높이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을 하는 것. 멀티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두 가지다. 고급스럽다는 것과 계기판을 둘러싼 많은 스위치들이 주는 어지러움이 그 것이다. 특히 야간에 스몰라이트를 켜면 대시보드를 빨갛게 물들이는 많은 장치들에서 나오는 불빛들로 마치 항공기 조종석에 앉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주눅들 일은 아니다. 계기판에만 해도 매우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고급스러움의 원천은 역시 짙은 색의 무늬목과 고급 가죽이다. 앞좌석 좌우를 감싸는 공간을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성능
결론을 먼저 얘기하고 싶다. 설명이 장황하게 길어지다 보면 무슨 말을 하는 지, 얘기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헷갈리기 때문이다. 올로드콰트로 2.5TDI의 엔진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디젤엔진 중 가장 우수했다. 디젤엔진이 이 정도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음을 증명해줬다.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이 엔진은 기존 디젤엔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디젤엔진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음과 진동을 보자. 2.5TDI는 진동에서는 완전히 해방됐다. 가솔린차와 아무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소음도 마찬가지다. 달리는 동안에는 전혀 디젤엔진임을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다만 공회전이나 저속에서 귀기울여 들으면 소리가 굵은 게 디젤임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다.
디젤엔진의 또 다른 한계는 고속주행에 약하다는 것. 압축착화 방식으로 엔진회전수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고속주행에서는 아무래도 가솔린엔진차에 한 수 밀리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차를 타고 나면 여기에 동의할 수 없게 된다. 최고시속 205km에 0→시속 100km 가속성능이 10.2초면 어지간한 가솔린엔진보다 낫다.
뿐만 아니다. 디젤엔진의 효율성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경제적인 면에서 가솔린엔진을 압도한다. 1,800바의 고압 연료분사에 18.5:1의 압축률에 따르는 효율성은 평균 10.6km/ℓ의 연비 수준을 보인다. 뭐, 그 정도 가지고 요란을 떠느냐고 할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차가 상시 4륜구동 방식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70ℓ연료탱크 절반을 채우는 데에는 3만원이면 오케이다.
물론 디젤엔진의 한계를 완전히 넘어선 건 아니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추운 아침에 시동을 걸 때는 예열이 필요했다. 바로 키를 돌렸지만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가속력은 마치 비행기를 탄 듯 했지만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와 차체가 반응하기까지의 시간차 즉, 터보랙은 아쉬웠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차가 멈칫하는 느낌을 준 다음 툭 터지는 가속감을 준다.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도로상황이 허락하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시속 160km, 180km를 넘길 수 있다. 고속에서도 그리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고속주행 안정성도 우수한 편이다.
팔걸이와 주차브레이크 레버가 간섭을 하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경제성
이 차는 판매가격이 7,810만원이다. 아우디 올로드콰트로의 자존심에 디젤엔진의 경제성 등이 이 차의 장점. 비싼 차는 되팔 때도 비싸게 받을 수 있어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승용형 4륜구동의 원조랄 수 있는 아우디지만 이제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4륜구동 모델들이 늘고 있어서다. 벤츠가 C320 4매틱(7,650만원)과 S500L 4매틱(1억8,800만원)을 선보였고 BMW도 325xi(6,690만원)로 이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4륜구동 모델들이 많아지면서 이 시장이 커나갈 지, 아니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각의 입지가 좁아질 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전체 시장규모는 어느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승/오종훈 기자 ojh@autotimes
사진/박형철 기자 phot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