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일본 자동차업체 스바루의 아웃백 세단형은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 중형 세단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올 봄부터 판매될 이 차량의 신모델은 세단형의 외관은 유지하지만 일부 차량 규격이 변경됨에 따라 법적으로는 "경(輕)트럭"으로 분류된다.
뉴욕 타임스는 13일 스바루가 승용차에 적용되는 엄격한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를 피하기 위해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초로 세단형 승용차를 경트럭 규격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2005년 모델의 경우 경트럭의 연비는 휘발유 1갤런(3.785ℓ)당 33.9㎞ 이상이면 되지만 승용차는 갤런당 44㎞ 이상의 높은 연비를 요구한다. 경트럭에 대한 환경 관련 규제도 승용차에 비해서는 상당히 완화된다.
스바루는 주력 차종인 아웃백이 "경트럭"으로 분류되면 업체별 연비 규제도 피해갈 수 있게 된다. 교통부는 자동차 업체가 생산하는 모든 승용차와 트럭의 연비를 별도로 산출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데 승용차 평균 연비를 저하시켰던 스바루 아웃백이 "경트럭"으로 분류되면 반대로 트럭의 평균 연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바루는 아웃백 세단형과 왜건형이 "경트럭"으로 분류되도록 하기 위해 지면으로부터 차축과 차체를 높이고 뒷범퍼의 위치를 변경하는 등 차량의 규격을 일부 변경했다. 그러나 외양은 일반 세단이나 왜건과 거의 차이가 없다. 스바루는 아웃백 새모델을 다음달 시카고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뒤 올 봄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가 "경트럭"에 대한 규제를 승용차에 비해 완화한 것은 농부나 건축업자 등 픽업트럭을 많이 이용하는 서민계층의 부담을 완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나 미니밴도 "경트럭"으로 분류됨으로써 이런 차량들을 많이 이용하는 도시지역 중산층들이 이득을 보게 됐고 자동차업체들도 이런 차종들을 집중 생산해 이익을 챙겼다.
이에 따라 "경트럭"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인원수송용 차량 가운데 20%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0%를 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와 같이 승용차와 "경트럭"의 중간에 해당하는 외양에 규격은 "경트럭"인 차량도 등장했으나 완전한 세단형 승용차를 "경트럭" 규격에 맞춰 변경하는 것은 스바루가 처음이다.
그러나 환경보호단체들은 스바루의 이같은 방침이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며 다른 업체들의 모방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