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에서 본 한국차

입력 2004년01월1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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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초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시에서 열린 북미국제오토쇼는 말 그대로 미국 빅3의 잔치였다. 옛말에 "잡견도 자기 동네에선 50%를 먹고 간다"는 말처럼 미국 업체들의 안방이니 오죽했으랴 싶지만 이를 계기로 새삼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무엇보다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돋보인 것은 일본업체들이다. 미국 빅3 못지 않은 전시부스를 당당히 차지하고, 빅3에 버금가는 신차를 북미시장에 쏟아내며 올해 또한 일본차 돌풍을 예고했다. 이미 승용부문의 많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이들이 이번에 도전장을 던진 부문은 픽업트럭이다. 특히 혼다의 경우 미국시장을 겨냥한 SUT 컨셉트카까지 선보이자 미국업체들은 내심 긴장감이 역력했다.

GMC로 대변되는 픽업트럭의 선두주자인 GM 관계자 또한 이 같은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승용에서 얻은 좋은 이미지로 일본업체들이 픽업부문까지 공략해 온다"며 "향후 3년 내 픽업시장을 일본업체들에게 내줄 수도 있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이 처럼 세계시장에서 일본업체, 특히 토요타와 혼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현대자동차 부스에는 "HCD8"이라는 승용 컨셉트카가 전시됐다. 픽업은 고사하고 여전히 승용시장에서 한국업체의 입지를 높여야 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GM대우 또한 스즈키 "리노"라는 차명으로 라세티 해치백을 선보이며, 여전히 승용시장 확보에 주력했다.

또 하나 미래형 자동차에서도 분명 일본업체들은 앞서 있다. 토요타는 RX330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였고, 혼다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물론 현대가 싼타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미국시장에 내놓으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아직 한국업체들의 갈 길은 멀다. 물론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후발주자란 한계도 있겠지만 어쩌면 후발주자임을 들어 앞서 가려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 지 하는 아쉬움도 든다. 얼마 전까지 현대자동차 연구소장이자 사장을 지낸 모 인사가 사석에서 털어 놓은 말은 우리의 현실을 한 마디로 대변해주는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을 한국업체가 개발했다고 해서 먼저 선보이는 일은 결코 없다. 우선 GM이나 벤츠, BMW, 토요타 등 선진업체가 먼저 적용해야만 한국업체도 이를 실차에 단다. 한국업체들이 앞서 기술개발을 했다 해서 세계시장에서 한국차를 아직 최고급차, 첨단기술의 차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무엇보다 한국차 이미지 향상에 매진해야 할 때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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