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스키장을 넘고 한강을 건너다

입력 2004년02월1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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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한겨울에 때아닌 수륙양용차 바람이 분다. 캐나다산 아르고에 이어 미국산 맥스가 국내에 상륙했다. 수륙양용차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양대 브랜드가 거의 동시에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륙양용 ATV다. 정식 자동차로 허가받은 제품이 아니어서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는 대신 일반 도로주행에 제한을 받는다. 이 제품의 용도는 제한이 없다고 보면 된다. 길이든, 아니든, 혹은 물이든 거칠 게 없는 것처럼 산업용이든, 레저용이든, 혹은 군사용이든 어떤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게 이 제품의 매력이다. 스키장과 한강에서 맥스를 시승하며 수륙양용 ATV의 진수를 마음껏 만끽했다.

▲디자인
맥스는 상자 모양이다. 플라스틱 상자에 엔진을 장착한 모습. 엔진은 뒤편에 자리잡았다. 엔진이 뒤로 가면서 이른바 보닛이 필요없게 돼 차체 바로 앞의 상황까지도 운전자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차체의 제일 앞부분에 운전자가 앉는다고 보면 된다.

6개의 타이어는 보기에도 듬직하다. 타이어의 총 접지면적이 넓어 노면을 파헤치거나 깊이 패이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 네 바퀴 자동차보다 훨씬 자연친화적인 구조다.

▲구조
시승에 앞서 간단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가속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 변속장치는 알고 달려야 하니까. 엔진과 변속기를 갖춘 구조지만 조작법은 자동차와는 사뭇 다르다. 예전에 탔던 아르고와도 조금 다른 방식이다.

앞좌석에 보면 긴 막대기같은 레버가 두 개 올라와 있고 바닥에 사이드 브레이크같은 또 하나의 레버가 있다. 가랑이 사이로 두 개의 레버를 끼고 앉는다. 이 두 개의 레버가 조향장치이자 브레이크다. 왼쪽 레버를 당기면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을 당기면 오른쪽으로 돈다. 둘 다 당기면 브레이크. 오른쪽 레버에 달린 자전거 브레이크처럼 생긴 조그만 레버가 엑셀러레이터다.

자동차로 치면 사이드 브레이크가 있는 곳에 자리한 레버는 변속기. 전진, 후진만 있는 무단변속기다. 이 놈을 지그시 잡아당기면 우렁찬 엔진 소리가 들린다. 이 엑셀러레이터를 조작하는 데에는 손아귀 힘이 꽤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차를 움직일 정도로 조작법을 익히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주행성능
겉으로 보면 맥스는 영락없는 장난감. 조그만 상자에 사람이 올라타서 달리는 모양새다. 장난감같지만 실제 차가 움직이는 속도감은 장난이 아니다. 자동차로 치면 오픈카여서 실제 속도보다 체감속도는 더 높다. 아닌 게 아니라 풀가속을 한다면 시속 80km까지도 달린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빨리 달리는 게 이 차의 진수는 아니다. 빨리 달리기로야 자동차만 할까.

이 차의 진짜 매력은 달릴 수 없는 길을 달린다는 데 있다. 강변의 산책로를 벗어나 잡초들이 우거진 초지로 들어서도 잘 달렸다. 경사도 45도는 족히 됨직한 급경사도 아무 문제될 게 없다. 물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두둥실 떠가면 되니까. 마냥 떠내려가는 건 아니다. 강물을 거슬러오를 수도 있을 만큼 잘 움직였다. 물에서 이 차가 헤엄치는 걸 보면 장난감같아 보이던 맥스가 다시 보인다. 달리는 그대로 물에 들어가는 순간 보트로 바뀌는 것. “장난 아닌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기자는 서울 근교의 한 스키장에서도 맥스를 타볼 기회가 있었다. 해질녘 스키장의 급경사를 맥스를 타고 오르는 것. 4인승 ATV라면 스키장에서의 쓰임새로 크다. 특히 구조요원들의 응급차로 딱이다. 기존 스노모빌보다 훨씬 다양하고 알찬 성능을 확보해서다.

시승에 앞서 무한궤도에 설상주행을 위해 거의 1시간동안 스파이크를 고정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지네에게 양말을 신기는 격이었다. 지네의 발이 모두 몇 개인지는 모르지만 ATV의 무한궤도에 박아야 할 스파이크도 지네의 발만큼 많아 보였다. 일일이 나사를 돌려 고정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스파이크는 필요없었다. 무한궤도에 스파이크까지 장착한 차와 맨 타이어만으로 나선 차가 함께 스키장에 오르는 데 아무 차이가 없는 게 아닌가. 두 차 모두 멈추거나 힘겨운 기색없이 스키장 꼭대기를 밟고 돌아내려왔다. 딱딱하게 바닥이 얼어붙은 빙판언덕이 아니라면 굳이 스파이크까지 달지 않아도 어떤 눈길이든 잘 달릴 수 있음을 체험할 수 있었다.

수륙양용 ATV는 거친 보리밥같다. 자동차의 편안함에 길들여진 사람이 이 차를 타면 마치 쌀밥에 길들여진 사람이 꽁보리밥을 처음 대한 것처럼 거친 느낌을 받을 게 분명하다. 맥스에는 어떤 편의장치도, 안전장치도 없다. 오로지 달리고, 서고, 방향을 바꾸는 기본장치만 달고 거친 자연과 하나돼서 달리기 때문이다. 파워스티어링도, ABS도, 에어백도, 터보도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차와 사람 그리고 자연이 하나가 될 뿐이다. 자연과의 일체감, 앞을 막아선 장애물을 건너서 달릴 수 있다는 자유스러움은 좀처럼 맛보기 힘든 별미임에 분명하다.

▲라인업과 가격
맥스는 맥스2, 맥스4, 버펄로 등 3개 차종이 있다. 엔진은 14, 16, 18, 23, 25, 27마력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3개 차종, 5개 엔진으로 라인업을 이루는 것. 맥스2는 2인승, 맥스4는 4인승이다. 차체무게가 304~408kg으로 경쟁모델보다 가볍고 수상속도는 시속 6.4km로 비교적 빠른 편이다. 판매가격은 1,343만~3,140만원.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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