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대모비스와 INI스틸이 현대차 지분을 추가로 매입키로 하는 등 현대차그룹이 경영권 방어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이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지분 5% 추가 매입 가능성을 포함한 외국세력의 경영권 인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경영권 지키기"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06년까지 미쓰비시상사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 2.52%를 전량 인수, 대주주 지분을 현재 23.55%(현대모비스 13.48%, 정몽구 회장 5.2%, INI스틸 4.87%)에서 26.07%(현대모비스 15.0%, 정몽구 회장 5.2%, INI스틸 5.87%)로 늘리기로 했다. 지분 인수절차가 끝나면 미쓰비시의 현대차 보유지분은 0%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이달말까지 현대모비스 1.05%, INI스틸 0.43% 등 미쓰비시상사 지분 1.48%를 장외에서 주당 4만7천원에 우선 사들이기로 했으며 2006년까지 나머지 1.04%(현대모비스 0.47%, INI스틸 0.57%)를 매입한다는 옵션계약을 미쓰비시상사와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매입 옵션계약이 이행되면 1대 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은 현 13.48%에서 15.0%로 올라가 최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된다. 이는 다임러측이 추가로 5%를 샀을 경우 1대 주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현대중공업과 KCC도 현대차 지분을 각각 1.7%, 1.2%씩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 지분을 포함한 현대차 우호지분은 현 26.45%에서 28.97%로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선 것은 다임러측의 지분 추가 매입 등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외국세력의 M&A 시도 가능성과 관련, 이를 사전에 정면방어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차와 다임러측은 지난 2000년 6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 10.46%를 인수하면서 "2003년 9월1일부터 2009년까지는 현대차와 협의없이도 5%의 지분을 추가로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에 합의했었다.
현재로서는 적대적 M&A 가능성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다임러측이 5%를 추가로 사들이면 15.46%의 지분 보유로 모비스를 제치고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현대차의 외국인 지분도 50% 이상을 상회할 수 있어 이 경우 현대차로서는 경영권에 적지 않은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8월말 이후 3차례에 걸쳐 자사주 245만2천주를 매입, 지분율을 5.2%로 1.1%포인트 끌어올렸으며 현대모비스도 지난달 현대차 주식 66만주(0.3%)를 장내에서 사들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분 추가 매입 결정은 통상 M&A 방어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우호지분 30% 수준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계열사를 통한 우호지분 추가 확보는 외국인 주주들의 이탈 가능성 등 위험부담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박정인 회장은 "이 정도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다임러쪽에서 지분을 더 사든 안사든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미쓰비시상사 지분 이외에 현대차 그룹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정몽구 회장도 개인적으로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미쓰비시상사의 지분 매각은 과거처럼 현대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데다 주가 흐름상 이익실현 시점이 됐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조치였을 것"이라며 "계열사들의 지분 매입도 우호지분인 다임러를 뺀 나머지 외국인 지분 약 40%를 염두에 둔 것이지 다임러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