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영국이 1년전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입한 "혼잡통행료 징수제"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런던시는 지난해 2월 17일부터 오전 7시에서 오후 6시30분 사이에 런던 중심가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5파운드(1만1천원)의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 제 때 내지 않으면 부과하는 과태료는 120파운드(26만4천원). 오토바이 등 이륜차량은 혼잡통행료가 면제됐다.
운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혼잡통행료 도입이 교통량 감소 부문에서 얻은 성적표는 화려하다. 런던 중심가를 에워싼 혼잡통행료 징수구간에 진입한 차량의 수는 하루 평균 6만대 또는 30%가 감소했다. 평균 운행 속도는 14% 향상됐고 혼잡통행료 도입 이전에 비해 110만명이나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가 날로 개선되고 있는 이층버스를 이용했다.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상인들과 운전자 단체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잡통행료 징수를 강행한 존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런던시가 시행한 "창의적인" 교통량 감소 대책이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하면서 "혼잡통행료 징수 구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다른 부작용을 감안하지 않은 근시안적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급격한 차량의 감소로 혼잡통행료 징수액이 예상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리빙스턴 시장은 연간 1억3천만 파운드의 혼잡통행료를 거두어 런던의 교통시설 확충에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실제로 모인 돈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징수비용을 제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평가다.
혼잡통행료 징수구간 바깥에 주차를 하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시내로 진입해야 하는 운전자들의 불편도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감안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운전자들의 로비단체인 A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혼잡통행료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일 시내로 나오는 쇼핑객들이 줄어들면서 소매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런던상공회의소는 소매업자들의 45%가 혼잡통행료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25%는 시내 외곽으로 점포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