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정부터 화물차냐, 승용차냐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던 쌍용자동차 무쏘픽업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정부가 환급해주지 않기로 함에 따라 쌍용이 정부 요청으로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준 환급세금 63억원을 고스란히 떼이게 됐다. 제조사가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나섰으나 정부의 의지도 강력하다.
63억원에 대한 논란은 2002년 10월 쌍용이 무쏘픽업을 출시하며 시작됐다. 당시 재정경제부는 무쏘픽업을 승용차로 분류, 특소세를 부과했다가 논란이 일자 2개월만에 화물차로 재분류했다. 무쏘픽업 출시 이후 미국업체인 크라이슬러가 무쏘픽업과 비슷한 형태인 다코타를 들여오며 화물차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형태가 같은 차를 두고 한국차는 승용차, 미국차는 화물차라는 문제가 제기돼 재경부는 황급히 무쏘픽업을 화물차로 재분류했다. 그러나 무쏘픽업 출시 후 2개월간 차를 구입한 1,724명의 소비자들은 1대당 300만~380만원씩 총 63억원의 특소세를 더 냈다.
당연히 이미 무쏘픽업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강력한 항의가 뒤따랐다. 재경부는 이를 회피하고자 쌍용으로 하여금 우선 63억원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게 했고, 쌍용은 고객들로부터 소송대리청구권을 위임받아 지난해 6월20일 국세심판원에 특소세 환급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국세심판원은 그러나 특소세를 거둔 건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이라며 면세품목은 법에 정해진 날짜부터 적용되는 점을 근거로 1,724대의 무쏘픽업에 부과됐던 특소세는 정당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런 이유로 쌍용은 63억원을 고스란히 정부에 떼일 처지에 놓였다. 워크아웃기업으로 단 한 푼의 자금이 아쉬울 때 63억원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회사측은 물론 국세심판원의 이 같은 결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악법을 만들어 입은 피해를 왜 기업이 져야 하느냐는 것. 또 쌍용은 소비자들의 위임을 받은 것이지, 세금을 내야 할 당사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쌍용은 이에 따라 행정소송을 준비중이지만 만약 재경부가 이를 다시 받아들이지 않으면 63억원을 소비자들로부터 다시 받아들이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내야 할 돈을 회사가 정부 압력으로 대신 납부했으니, 정부가 이를 되돌려주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또 다시 재경부에 항의할 것이고, 문제는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과연 정부의 이번 판단이 옳은 것인 지, 되묻고 싶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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