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새 4WD 자동차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관련 동호회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서너 명만 모여도 인터넷에 멋있는 이름을 걸고 카페를 차린다. 모두 몇 개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는 지도 확인할 길이 없을 정도다. 자동차문화가 그 만큼 다양해지고, 폭과 깊이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4WD는 그 탁월한 험로주파성으로 인해 큰 매력이 있으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더욱 엄격한 운전자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다른 차들보다 훨씬 더 자연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어서다. 차를 탄 채 산꼭대기에 오를 수 있고, 어지간한 깊이의 강물을 건널 수도 있다. 불가능할 것 같아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하고, 실제로 해내는 데서 오는 짜릿함과 쾌감은 느껴본 이들만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등산객들이 걸어 오르는 산에 꼭 차를 탄 채로 꼭대기까지 가야 하는지, 차를 타고 강을 건넌다며 강물을 휘저어버리면 강물 속의 생태계는 어떻게 되는지, 그룹주행을 한다며 비탈길을 달리며 길이 다 패이도록 험하게 운전해도 되는지‥.
물론 4WD를 타면서 다른 차로는 느낄 수 없는 장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4WD를 몰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연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차인 만큼 자연에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때문에 불편한 심정으로 4WD를 바라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날씨가 풀리며 4WD 동호회의 나들이가 많아지는 이 때, 다행히 동호회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진지한 고민과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좀 더 자숙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이들도 많다. 좀 더 자연친화적인 4WD가 돼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다. 책임과 권한에는 의무가 따르는 법이란 뜻이다. 4WD가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성능을 갖는 데 비례해 그 운전자들은 훨씬 더 많은 걸 갖춰야 한다. 그 탁월한 성능을 가진 4WD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운전기술을 익히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에 앞서, 다른 차를 배려하는 겸손과 자연 앞에 고개 숙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프로더에게 해당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인 셈이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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