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구매, '女人天下'시대

입력 2004년03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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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여성 고객을 하늘로 모십니다"

출시 후 "대박 예감"을 풍기고 있는 현대차 "투싼"의 여성 고객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등 자동차 구매에도 "여풍"이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다. 여성 자동차 고객의 비중은 최근 수년간 크게 늘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오랫동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부문으로도 급격히 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여성 인사들이 각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듯이 직장 여성 증가와 이에 따른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등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물려 있다. 더 이상 여성은 차업계의 틈새 시장이 아닌 주요 공략 대상으로 떠오르게 됐다. 더욱이 갈수록 여성의 "입김"이 세지면서 차 구매의 최종결정권을 아내가 쥐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성고객을 무시하고 차를 만들었다간 큰 코를 닥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성 취향의 다양한 편의사양 장착과 여성 전용 모델 개발 등 여성고객을 사로잡으려는 차 메이커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으며 마케팅 부문에서도 여성을 향한 "러브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 고객, 괄목한 만한 성장세 = 28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성별 차량 등록현황"(누계)에 따르면 전체 등록대수에서 여성 등록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93년에는 14%에 그쳤으나 2000년 15%, 2001년 18%, 2002년 19%, 지난해 20.0% 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1가구 2차량이 늘어나면서 여성 "오너 드라이버"도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체 등록자 중 법인을 빼고 순수하게 남녀 비율만 따지면 여성 비율은 93년 15%, 2000년 18%, 2001년 19%, 2002년 20%에 이어 지난해에는 21.1%를 차지했다. 수입차는 작년 신규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여성 비율이 24.9%에 달하며 법인 차량을 빼면 36.4%나 된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SM5의 경우, 출시년도인 98년에는 여성 고객 비율이 12%에 그쳤으나 2001년 18%에, 2002년 21%에 이어 올들어 25%로 상승했고 준중형차인 SM3는 2002년 39%에서 올들어 여성비중이 55%로 절반을 넘어섰다.

◆"SUV, 더이상 남성 전유물이 아니다" = 전통적으로 여성 고객은 "엔트리카"라 할 수 있는 경차나 소형차, 준중형차에 몰려 있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차종별 남녀 성비 현황(법인 차량 제외)에 따르면 SUV 17.1%, 미니밴 19.5% 등 RV(레저용 차량) 부문에서는 남성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패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차 콤팩트 SUV 신차인 투싼은 계약 첫날인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5천847대의 계약고를 올린 가운데 여성 고객이 34.3%나 차지, SUV 부문 여성 돌풍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

투싼의 여성 고객 약진은 주5일제 확산에 따른 레저 활동 중시 분위기, "웰빙"붐과 맞물린 젊은 여성 커리어우먼들의 SUV 선호도 증가 등과 맥을 같이 한다. 더욱이 RV의 경우 일반 승용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운전시야가 넓어 운전에 서툰 여성 고객들에게 오히려 "안성맞춤"일 수 있다.

RV(레저용 차량) 전문업체인 쌍용차의 경우도 여성 고객 평균 비중(법인 차량제외)은 99년 10%에서 지난해 19%로 4년만에 10% 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코란도의 경우 여성 비중은 99년 14%에서 지난해 24%로 크게 뛰어올랐고 무쏘도 같은 기간 11%에서 16%로 높아졌다.

◆여성 취향 살리기 "잰걸음" = 현대차 투싼은 힙포인트(차에 앉았을 때 땅바닥에서 엉덩이까지의 높이)를 낮춰 치마입은 여성도 쉽게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비롯, 외관, 실내 장치, 컬러 등 여성 고객을 적지 않게 배려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3월과 8월 아예 여성 전용인 EF쏘나타와 클릭 엘레강스 스페셜 모델을 각각 선보이고 대대적인 여성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클릭의 경우, 엘레강스 스페셜 모델 비율이 출시 초기의 9.3%에서 올들어 15.6%로 증가하는 등 여성층 공략이 실제로 톡톡히 효과를 얻고 있다.

쌍용차도 운전석 슬라이딩, 파워&틸트 스티어링, 후방장애물 감지 시스템 등 여성을 배려한 편의사양도 다수 적용하고 있으며 여성 아나운서인 김성경씨를 렉스턴 모델로 기용, "여성 프로페셔널"들이 선호하는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독특한 스타일로 2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코란도를 비롯, 차종별로 특화된 여성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디자인 및 차량 성능팀 등에 여성 전문가를 포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해왔다.

GM대우차는 대우차 시절인 97년 업계 최초로 쌍쌍차 개념으로 라노스의 해치백모델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각 출시, 일찌감치 "여심잡기"에 나섰다.

◆해외서도 여성 마케팅 "대세" = 여성 고객을 향한 구애작전은 해외업체들의 경우 국내보다 한걸음 앞서 있다. 실제로 일본은 여성 고객 비중이 90년 21%에서 2000년 들어 33%를 차지했고 미국은 2000년 41%를 기록한 데 이어 2002년에는 44%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첫 SUV인 XC90 개발 과정에서 여성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 성공을 거둔 볼보는 이달 초 제네바 모터쇼에는 제작팀 대다수를 여성으로 해 경제력 있는 독신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전용 컨셉트카인 YCC(Your Concept Car)를 출시하기도 했다. 제작팀 140명 가운데 100여명이 여성이어서 개발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이 컨셉트카는 2005년께는 양산차로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고객의 증가는 감각적, 감성적인 것을 중시하는 전세계적 차량 트렌드와도 연결된다"며 "자동차 구매 과정에서 여성들의 의사가 점점 많이 반영되는 추세인만큼 여성 마케팅 강화추세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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