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싱, 쌍용차 인수 왜 오락가락하나

입력 2004년03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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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중국 란싱그룹이 29일 "쌍용차 인수를 완전 포기했다"고 발표한 뒤 몇시간만에 다시 "포기한 것이 아니다"며 입장을 번복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채권단의 란싱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에 따라 채권단과 란싱간의 딜은 일단 물건너 갔을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쌍용차 매각 작업은 적어도 수개월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란싱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한 데다 채권단측도 "이번 딜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란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이 벼랑끝에서 극적으로 타협에 이를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특히 수전 조 부회장 등 중국 란싱 본사 관련 임원들이 내주 방한, 채권단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란싱 입장혼선 속뜻 뭘까 = 수전 조 란싱그룹 해외사업 부문 부회장은 29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쌍용차의 기술적 경쟁력 및 향후 중국시장 진출 이후 시장경쟁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는 4월 란싱을 기반으로 정식 탄생되는 중국 화공그룹은 쌍용차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해 쌍용차 인수에 계속 관심을 가질 의사를 내비쳤다.

불과 몇시간 전에 란싱은 "채권단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과 관련,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쌍용차 인수에 관한 추가 계획은 없다"고 전해 쌍용차 인수전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었다.

란싱이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것은 그만큼 쌍용차 인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뜻으로 일단 풀이된다. 란싱은 최종입찰제안서에 대한 채권단의 수정.보완 요구 거부가 막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라는 초강경수로 이어지자 당혹스러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란싱측은 "현재로서는 수정보완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도 단언할 수 없다"고 밝혀 내심 딜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이번 입장 선회는 이번 딜이 무산된다 하더라도 추후 채권단의 재입찰 시 다시 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란싱이 너무 쉽게 채권단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대외 이미지 훼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향후 매각협상 어떻게 되나 = 채권단이 이미 란싱과의 딜 무산을 선언,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가진 뒤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현재로서는 양자간 딜은 이미 물건너간 상태다. 란싱이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서의 협상독점권을 상실한 만큼 다른 "잠재적 인수자"와 마찬가지로 "원 오브 뎀"(one of them)일 뿐이라 게 채권단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란싱측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뒤늦게나마 머리를 숙이고 들어온 만큼 양측이 "벼랑 끝 협상"을 통해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도 란싱측에 "딜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란싱도 최종입찰제안서에 대한 수정.보완 요구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수전 조 부회장 등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해 채권단과 만나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채권단과 란싱이 의외로 타협점을 찾을 경우 이미 끝난 것처럼 보이는 양측의 딜은 다시 불씨를 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이 최후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게 된다면 쌍용차 매각은 상당 기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지난 25일 향후 3주에서 많게는 6개월 가량 냉각기를 갖고 쌍용차 매각 문제를 다시 진행키로 했으며 재입찰을 통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지 아니면 2차 우선협상대상자와 논의를 시작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채권단이 추후 다른 업체와 다시 딜을 시작하더라도 란싱이 제시한 가격 이상으로 받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과거 대우차 매각에서 보듯 "헐값매각" 시비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나 란싱 모두 유연하지 못한 대처로 현 시점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며 "매각 지연은 쌍용차의 중.장기 전략 이행에도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합리적인 결정이 도출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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