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중국정부-채권단 '신경전' 비화

입력 2004년04월12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서울=연합뉴스) 일각에서 란싱그룹의 무자격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쌍용차 매각이 채권단과 중국 정부간 묘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부 언론이 중국 정부의 공식 문서를 인용, "쌍용차 인수.합병(M&A) 입찰과 관련, 중국 정부로부터 유일하게 투자승인을 받은 회사는 상하이기차"라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란싱그룹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당시부터 중국 정부의 승인 여부를 놓고 도마 위에 올랐으며 실제로 지난 달 16일 제출한 최종입찰제안서에서 채권단이 요구한 중국 정부의 "보증공문"(support letter) 첨부 등을 거부, 지난달 24일 채권단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채권단은 애당초 입찰 자격이 없었던 업체와 4개월 넘게 시간을 낭비, 부실 기업의 매각 지연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게 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중국정부의 상하이 기차 투자승인 문서는 입찰 참여에 대한 승인 내용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입찰 과정에서 중국 현지 법무법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입찰 참여 당시에 정부승인을 꼭 받아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으며 특정 기업이 입찰 참여에 대해 승인을 받았더라도 추후 다른 기업이 추가로 승인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

삼일회계법인은 중국 정부의 정식 승인서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은 구속력 있는 계약 체결시인 만큼 채권단이 유리한 가격, 한국내 설비 유지, 종업원 고용보장, 대규모 투자 등을 약속한 란싱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자국내에서 투자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 기간을 부여한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채권단과 삼일회계법인측은 이미 란싱측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해제되고 매각협상이 냉각기에 접어든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새삼 "상하이기차가 유일한투자승인 회사"라며 뒤늦게 언론에 전한 배경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중국정부가 지난 2월말 중국 국무원 국유 재산위원회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센터소속 공무원까지 파견, 현장실사까지 실시한 마당에 지금 와서 란싱의 무자격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중국 정부의 필요에 의해 자국의 특정기업을 지지하는 것은 중국내의 특수한 경제환경에 의해 비롯된 것이나 비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국제경쟁입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욱이 채권단이나 란싱 모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에도 불구, 협상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은 상태에서 란싱의 무자격 논란은 양측 모두에게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란싱측도 "왜 이러한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채권단과의 딜이 완전히 파기된 것이 아닌 현시점에서는 당혹스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란싱이 이(異)업종인 자동차에 대한 대형투자를 추진하는 것을 의문시하면서 승인을 망설였고 이 과정에서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상하이자동차가 다시 뛰어들면서 혼전 양상이 빚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기업이 보다 싼 값에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이 이득인 만큼 란싱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상하이기차를 밀기로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근 채권단측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업체 이외에도 여러 곳이 있으며 서둘러서 매각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같은 중국 정부와 채권단간 묘한 신경전이 향후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