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SUV를 승용차에 비해 매우 "안전한 차"로 인식한다. 그런데 여기서 "안전한 차"란 그저 "덜 부서지는 차"와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실제 SUV 구매자 가운데 "안전도"를 체험한 사례로 꼽는 우선순위가 바로 접촉사고 시 차체 손상이 승용차에 비해 적었다는 것이다.
SUV가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차체의 손상 정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얘기다. 즉 같은 속도로 고정벽에 SUV와 승용차가 충돌했을 때 손상 정도는 승용차가 훨씬 심하다. 따라서 차체의 안전도로 놓고 보면 SUV가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승차자의 안전을 생각하는 개념은 차체와 다르다. SUV는 차체 손상이 적은 만큼 부상확률이 승용차에 비해 높다. 충돌 시 발생하는 충격량이 차체로 분산되는 게 아니라 승차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반면 승용차는 많이 부서지면서 충격량을 승객공간이 아닌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 승차자의 안전을 확보한다.
최근들어 SUV의 섀시구조에 따른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프레임과 모노코크 타입이 그 것이다. 프레임은 자동차의 뼈대로, 강성이 매우 튼튼해 통상 네바퀴굴림 다목적차에 많이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무쏘와 코란도, 렉스턴, 쏘렌토가 여기에 해당된다. 반면 모노코크는 차체가 뼈대의 역할을 하며 중량이 가벼워 연료효율 향상에 유리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프레임 타입이 모노코크 타입에 비해 훨씬 안전도가 높다고 주장한다. 현대 싼타페와 투싼, 이 밖에 미니밴 등이 모노코크 타입이다.
두 타입의 차이 또한 승용차와 SUV의 차이와 같다. 즉 프레임 타입의 경우 강성은 높지만 고속충돌 시 차체는 별 손상이 없어도 충격량은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이에 따라 운전자가 받는 충격이 커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반면 모노코크 타입은 충돌 시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차체 손상과 함께 충격량이 분산돼 운전자의 부상확률은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SUV와 승용차, 프레임 타입과 모노코크 타입을 두고 어느 게 더 안전한 가를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서다. 이들은 차라리 안전도 논란보다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더 현명하다고 강조한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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