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홀로서기' 성공할까

입력 2004년04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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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간 "결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그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간 제휴 청산은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 10.44% 처분 ▲상용차 및 상용차엔진 합작 등 크게 2가지 문제로 압축된다.

23일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다임러간 전략적 제휴가 이뤄진 지난 2000년 이후 3년여간 세계 자동차 시장내 현대차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진 만큼 다임러와 완전히 갈라서더라도 "홀로서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가 이미 상당 수준의 기술 자립을 이뤄낸 데다 다임러가 현재 미쓰비시 문제, 경영난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만큼 다임러와의 관계 지속을 통해 현실적으로 얻을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다임러가 지분을 팔더라도 우리가 되살 생각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 매각 등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와 상용차 엔진 개발 문제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미쓰비시 문제에 대한 다임러측의 최종 선택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차-다임러 결별 배경은 = 현대차와 다임러가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은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 지분 37% 를 인수한 다임러가 최근 미쓰비시 경영난으로 추가 투자여력이 작아진 데다 현대차로서도 최근 몇년간 세계 자동차 시장내 입지가 급속도로 강화돼 다임러와의 합작이 절실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다임러의 경우 크라이슬러 5억유로 손실, 미쓰비시 5억6천만유로 손실, 계약 위반에 따른 벌금 예비비 1천억유로 발생, 이에 따른 위르겐 슈렘프 회장 퇴진압력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태다. 다임러는 최근 다임러 4천500억엔을 비롯, 미쓰비시 중공업.상사.도쿄미쓰비시 은행 등을 통해 총 7천500억엔을 미쓰비시에 투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 출범 예정이었던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문제는 다임러측의 협상 연기요청으로 이미 무기한 보류된 상태이며 이미 3천억원이 투입돼 다음달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상용차 엔진 합작공장 출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사는 지난 2000년 6월26일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현대차 지분 10% 인수 ▲50대50의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등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시작으로 끈끈한 협력관계를 맺어왔으나 지난해 9월부터 다임러의 지분 5% 추가 매입 가능성과 다임러-베이징 기차간 합작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이상기류가 본격화됐다

◆다임러 지분 매각, "뜨거운 감자" = 다임러는 전략적 제휴에 따라 2000년 9월9월 현대차 주식 2천61만8천주(9%)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주당 2만900원에 사들였으며 현재 10.44%(2천290만9천800주)를 보유, 현대모비스(13.48%)에 이어 2대 주주로 있다.
현재 현대차 주식은 5만원 초반대로 다임러가 지분 전체를 매도하면 약 7천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으며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 경영난 해소에 일부 숨통을 틀 수도 있다.

다임러는 지분 매매 당시 약속에 따라 지분을 다시 되팔 경우, 현대차에 사전통보해야 하며 현대차 또는 현대차가 지정한 세력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넘겨야 한다. 현대차는 이미 30%에 육박하는 내부 지분을 확보한 만큼 1조원 이상(시가 기준)의 현금을 추가 투입, 현금 유동성을 악화시킬 필요성은 전혀 못느낀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2006년까지 미쓰비시 상사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 2.52%를 모비스 등 계열사를 통해 전량 인수, 대주주 지분을 현재 23.55%(현대모비스 13.48%, 정몽구 회장 5.2%, INI스틸 4.87%)에서 26.07%(현대모비스 15.0%, 정몽구 회장 5.2%, INI 스틸 5.87%)로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다만 다임러의 지분 매도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의 혼란이 우려된다.

현대차는 "다임러가 장외매도 방식으로 기관투자자 등에게 지분을 넘기면 주가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강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다임러가 미쓰비시 지원을 중단키로 최종 결정할 경우, 지분 매각 문제는 원점에서부터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홀로서기" 이후 행보는 = 제휴 파기의 "단초"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다임러가 제공했지만 현대차로서도 그다지 아쉬울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부터 다임러의 "지분 5% 추가 매입 옵션"이 발효된 이후 경영권 방어와 관련, 다임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워왔으나 오히려 제휴파기로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상황이 변하면서 경영권 우려는 저절로 해소되게 됐다.

증권가나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의 "홀로서기"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차와 다임러간 제휴가 협력관계 체결 당시 "호재"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결별 자체는 일시적으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 몇 년간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인도.중국 등 해외공장 성공으로 현대차의 입지가 몰라보게 높아진 상황이어서 국제적 신인도에 미칠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임러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제휴 관계를 계속 끌고 갈 경우 오히려 현대차에게도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용차 엔진 부문에서 아직 다임러가 현대차보다 "한 수" 위에 있는 만큼 엔진 합작까지 "불발"될 경우, 현대차의 상용차 엔진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현대차-다임러, "협력의 끈"은 살릴 듯 = 양사가 전략적 제휴 관계를 종료시키더라도 부분적인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안팎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일단 현대차로서는 당장 7월부터 배기가스 규제 변경에 따른 상용차 신규 엔진을 공급해야 할 처지인 만큼 이미 공장 설립이 끝난 상용차 엔진부문은 합작이 무산되더라도 로열티 지급 등을 통해 엔진기술에 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다임러-미쓰비시간 승용차 엔진 합작도 본궤도에 오른 상태여서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다임러의 미쓰비시 지원 중단이 확정될 경우, 현대차의 입김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다임러와 미쓰비시에 중형 세타엔진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임러나 미쓰비시로서는 오히려 승용부문에서는 현대차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미쓰비시 자동차의 회생에 일정부분 역할을 담당하면서 플랫폼 통합이나 모델 교환 등을 통해 반대급부를 얻게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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