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자동차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완성차 업체가 조업 시간 일부 단축을 통해 생산물량을 조정하고 있으나 내수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재고 물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재고량은 지난 20일 현재 현대차 6만3천289대, 기아차 2만2천237대, GM대우차 3천743대, 쌍용차 6천641대, 르노삼성차 7천350대 등 총 10만3천260대에 이른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분기의 12만대 수준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11만8천500대)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적정재고치(10-15일)인 5만-6만대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3월 말(10만2천811대)보다도 재고량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차종별로도 RV(레저용 차량) 재고가 3만8천40대로 3월말(3만8천646대)보다 약간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 순수 승용(4만7천679대→4만8천705대)과 상용차(1만6천486대→1만6천515대)는 모두 재고물량이 지난달 말 대비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 차 메이커들이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늘어나는 재고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3월 내수 판매대수는 9만3천934대로, 작년 동월(13만902대)보다 28.2%나 뒷걸음쳤으며 이달 1-20일 내수 판매량도 5만760대로 지난달 동기(4만8천203대)보다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자동차를 구입한 뒤 출고까지 대기일수는 현대차 투싼 등 일부 인기차종을 제외하고는 일주일내로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상당수 업체들은 잔업.특근 축소 등을 통해 생산량 조절 작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스타렉스를 생산하는 4공장의 경우 잔업.특근을 실시하지 않는 등 일부 공장 잔업.특근 조정을 통해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으며 매그너스를 생산하는 GM대우차 부평2공장도 근무일수를 월 4일 정도 단축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2월 2교대 체제로 전환했으나 12월 초부터 다시 1교대 체제로 후퇴, 5개월여째 1교대 체제로 가동하고 있다.
이에 더해 건교부의 도시철도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르면 오는 6월말부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신규 등록시 등록비용이 100만-300만원 가량 상승,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SUV 판매마저 타격을 입게 될까 차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로 내수 침체를 극복하는 것도 한계상황에 도달한 상태"라며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특소세 인하나 신차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