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와의 전략적 제휴 청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다임러의 미쓰비시 지원 중단 이후 불투명해졌던 양사간 "결별"이 다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다임러측의 이같은 방침은 29일(현지시간) 경영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어 경영감독위의 결정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판은 29일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 10.44% 전량을 처분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다임러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다임러는 결론적으로 지분 전량을 매각, 이를 현대차에 돌려주기로 했다"며 "향후 현대차와 다임러는 기존의 전략적 제휴 방식이 아닌 개별 프로젝트에 한해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임러는 이와 함께 상용차 합작도 무산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어떠한 사실도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으며 우리도 다임러의 최종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임러측은 29일 미국 뉴욕에서 경영감독위를 개최, 아시아 전략을 논의하면서 현대차 문제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어서 경영감독위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이에 앞서 미쓰비시 자동차에 대한 대규모 지원 문제도 경영진 차원에서는 합의를 이뤘으나 경영감독위에서 이를 거부, 백지화된 바 있다.
경영감독위는 다임러의 경영진과 노조대표, 소액주주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정 안건에 대해 경영감독위가 승인하면 다시 이사회에서 이를 최종 비준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박황호 사장도 이날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전략적 제휴 없이도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 조기 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다임러가 계속 끌어왔기 때문에 시점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른 시일내에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해 결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경영감독위에서 거부권만 행사하지 않는다면 현대차와 다임러는 지난 2000년 6월 전략적 제휴 체결 이후 본격화된 동맹관계를 청산, 사실상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다만 현대차가 개발한 전략적 파워트레인인 "세타엔진"의 크라이슬러, 미쓰비시 공급 등 일부 개별 프로젝트별 제휴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며 상용차 엔진 합작도 현대차로서는 당장 7월부터 배기가스 규제 변경에 따른 상용차 신규 엔진을 공급해야 할 처지여서 로열티 지급 등을 통해 협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다임러의 지분 매각과 관련, FT가 보도한 것과 달리 현대차나 계열사에 직접 넘기기 보다는 외국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장외에서 내다파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양사가 2000년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이후 상황 변화에 따라 이를 프로젝트별 제휴관계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 협상중"이라고 밝혀 제휴관계 수정은 정해진 수순임을 시사한 바 있다.
현대차와 다임러는 지난해 9월부터 다임러의 지분 5% 추가 매입 가능성과 다임러-베이징기차간 합작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이상기류가 본격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