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홀로서기'

입력 2004년05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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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 2000년 6월26일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 10% 매입, 상용차 합작, 대우차 인수전 공동참여, 현대차-다임러-미쓰비시 월드카 공동개발 등 전략적 제휴를 전격 체결, 끈끈한 동맹관계를 약속했다.

그로부터 약 4년. 양사는 차가운 남남으로 돌아설 채비를 마치고 `결별 선언"만 남겨두고 있다. 다임러는 현대차 지분 10.44% 전량을 처분키로 하고 최근 보유지분 전체를 GDR(해외주식 예탁증서)로 전환, 매각작업에 사실상 착수했고 상용차 합작도 무산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다임러 `결별"은 물론 하루아침에 갑작스레 결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다임러가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벤츠승용차 합작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서서히 `이상기류"가 감지됐고 이후 상용차 합작 무기한 보류, 다임러의 베이징기차 합작강행 발표, 현대차 지분 매각설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양사의 관계정리는 예고돼 왔다.

그러나 정작 다임러와의 전략적 제휴 해소에 대해 우려섞인 `호들갑"을 떠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만큼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커졌다는 얘기다. 현대차 역시 협상 전략상 다임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극히 자제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다임러와의 결별을 홀가분해 하는 분위기다.

고 정몽헌 회장(MH) 측과 `왕자의 난"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권 안정을 이루는 동시에 글로벌 톱5 진입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다임러의 제휴를 절실히 바랬던 4년전 현대차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 경영난 등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는 다임러는 더이상 현대차에게 있어 `구원군"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로서는 다임러의 지분 처분으로 잠재적인 경영권 위협 요소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부터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 5%를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의 효력이 발효되면서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서 지분 추가 매집에 나서는 등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그동안 양사의 결별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전적으로 다임러에게 달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대내외적 위기로 `선택과 집중"을 강요받은 다임러와 `홀로서기"의 자심감에 차 있는 현대차간 `합의이혼"에 가까운 셈이다. 다임러-미쓰비시 관계정리가 다임러의 일방적인 `팽"(烹)인 것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인도.중국 등 해외공장 성공과 수출 증대, 재무구조 개선, 사상 최대의 실적 행진 등으로 그간 입지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근 미국 유력 소비자 조사기관인 제이디 파워의 초기품질지수(IQS) 조사결과에서도 현대차는 도요타, 벤츠, 아우디, BMW 등을 제치고 작년 하반기 13위에서 7위로 수직상승했다. `전략적 제휴 없이도 2010년 글로벌 톱5 조기달성은 문제없다"는 현대차의 자신감도 이같은 초고속성장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품질 향상이나 브랜드 인지도 제고가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양적 성장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아직 현대.기아차간 차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 브랜드가 상충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느냐도 주요 과제다.

기술적 자립도가 크게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상용차 엔진기술 등 일부 선진 기술과 제휴를 추진해야 할 분야도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당장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서 다임러와 맞붙어야 할 상황이다.

현대차는 녹록지 만은 않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독자생존"으로 글로벌 톱5 진입의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험대 위에 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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