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합뉴스) 오는 2006년부터 파리 시내에서 "기름 먹는 하마"로 불리는 4륜 구동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몰고 다닐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시 의회는 대기오염을 악화시킨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SUV의 도심 운행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고 이 결의안을 발의한 드니 보팽 녹색당 의원이 10일 밝혔다.
보팽 의원은 "SUV는 기름을 많이 먹기 때문에 엄청난 공해를 유발하고 도로공간도 많이 차지해 도시에서 몰고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차종"이라고 결의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평소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보팽 의원은 또 "덩치가 큰 SUV는 보행자들과 도로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결의안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최고조에 달할 때 파리 도심에서 SUV를 운행할 수 없고, 이 차량 소유주들에게는 주차 허가증이 발급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센강변과 블로뉴 숲 등 특정 보호구역에서도 차량 운행이 금지된다.
이 결의안은 파리 경찰청장의 재가를 거쳐 앞으로 18개월 후인 2006년부터 발효될 예정이지만 자동차 로비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보팽 의원은 "파리에서 SUV 운행을 법적으로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겠지만 내년중 채택될 예정인 파리시 교통종합계획에 일정한 환경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의 운행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는 방법으로 제한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결의안에 적시된 내용에 따르면 SUV는 환경친화적인 일반차량에 비해 4배 가량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일부 SUV 차종은 도심 교통상황에서 100㎞를 주행하는 데 24ℓ의 기름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의안은 원유자원이 줄면서 심각한 갈등이 유발되고 에너지 가격인상이 초래되는 상황에서 SUV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SUV 판매가 11% 늘면서 5%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SUV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