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위원장, 우리사주 조합장 '도전'

입력 2004년06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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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기아차 노조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 겸직에 도전, 노조의 경영참여 강화를 위한 "세몰이"에 나섰다. 대기업 사업장에서 노조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을 겸직한 전례는 아직 없는데 만약 겸직이 성사되면 올해 기아차 노조의 임단협 핵심 쟁점인 노조의 경영 참여 요구와 맞물려 종업원의 경영 참여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박홍귀 노조위원장은 지난 3일 마감한 우리사주조합장 선거에 박재홍 우리사주조합 사무국장, 신재도 대의원 등 2명과 함께 입후보했다. 이는 현 조합장의 임기(3년)가 이달말로 만료되는 데 따른 것으로 신임 조합장 선출은 오는 23일 3만1천여명의 사주조합원의 직접선거로 이뤄질 예정이다.

등기이사를 제외한 전 임직원은 우리사주 조합원으로 자동 가입되며 기아차의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2000년 8%대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0.9% 수준이다. 현직 노조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위원장의 이번 조합장 출마는 노조와 우리사주조합간 연대를 통해 노조의 경영참여 및 회사 감시를 보다 철저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종업원들의 힘을 키워 사측을 견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현장 투쟁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활동이 미미해진 우리사주조합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부활시키고 "시너지 효과"를 통해 전체 종업원의 권익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 대표자의 이사회 참여 ▲노조가 지명하는 사외이사 1인 선임 ▲노사 각 5명 이상 동수로 구성된 징계위원회 구성 등 강도높은 경영 참여를 요구,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노조는 국내외 타법인에 대한 자본 투자, 자사주 소각 등 자본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나 해외공장 설립시 계획단계에서부터 사전에 조합측과 합의할 것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박위원장은 단협에서의 요구사항 관철과 함께 우리사주조합장에게 주어지는 장부 열람권 등을 확보, 종업원 경영참여의 강력한 기틀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박위원장은 당선시 노조위원장 임기 만료시기까지만 우리사주조합장 역할을 수행한 뒤 규약 변경을 통해 노조위원장과 우리사주조합장 겸직을 제도화한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사주 조합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종업원의 목소리를 키우는 동시에 우호지분 확대로 회사측에도 "윈-윈"의 효과를 가져다주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주로서의 종업원을 대표하는 사주조합과 노조원으로서의 종업원을 대변하는 노조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노조위원장이 조합장을 겸직하는 것은 현 기업풍토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회사측도 노조위원장이 사주조합장까지 맡게될 경우 가뜩이나 거세지고 있는 노조의 경영 참여 요구가 더 강해지지 않을까 적잖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여러가지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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