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이 매력인 Z4 M 스포츠

입력 2004년07월0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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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Z4에 M버전을 추가했다. M버전은 BMW 스포츠 버전 브랜드다. Z4의 스포츠 버전이라는 뜻이다. 스포츠카 저리 가라 할 정도의 2인승 컨버터블인 Z4의 스포츠 버전이라면 동어반복이 아닐까. 스포츠카의 스포츠 버전, 이름하여 Z4 M 스포츠다.

이 차는 기존 Z4에 여러 장치를 추가하고 변화를 줘 고급스럽게 고성능으로 차별화됐다. 변화를 요약하면 이렇다. 인테리어에 크롬 라인이 더해졌다. 시트는 M 스포츠 시트, 변속기는 SMG(시퀀셜 매뉴얼 기어박스) 6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디자인
Z4를 보면 쾌걸 조로가 생각 난다. Z라는 글씨에서 오는 이미지 연상 효과다. 칼 끝으로 날카롭게 쓴 Z라는 이니셜이 바로 조로의 상징이다. Z4의 상징은 역시 날카로운 선에 있다. 옆에서 차를 보면 Z가 보인다. 마치 칼 끝으로 스친 듯 날카롭고 강렬하게 표현된 차체의 선처리는 인상적이다. 특히 보닛과 헤드램프 사이에서 날카롭고 경쾌하게 교차하는 선들은 힘을 느끼게 한다. 선의 아름다움을 생각케 하는 디자인이다. 마치 조로의 칼 끝이 디자인한 차같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10초도 되기 전에 톱이 벗겨진다. 빨라서 좋다. 차에 타고 내리기는 번잡스럽고 힘들다. 차체가 낮아 허리를 잔뜩 굽혀 운전석 안으로 몸을 구겨 넣어야 할 정도. 배라도 나온 운전자라면 그 불편함이 더 커진다. 운전석에 앉으면 꽉 끼인 느낌이다. 시트를 누일 수도 없다. 오픈카라 폼은 나지만 좌석은 달랑 두 개뿐이다.

불편함이 오히려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게 최고급 스포츠카와 슈퍼카의 세계다. 편안함이 아닌 불편함이 매력이 되는 것이다. 그 불편함 때문에 차를 사는 건 아니겠지만 다른 보통 차들과는 ‘다름’을 확인시켜주는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작고 앙팡진 Z4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예술적 감각까지 보이는 디자인이다. 정작 그 디자인을 제대로 즐기고 감상하는 건 차 밖의 사람들이다.

▲성능
이 차에서 가장 중요하게 언급할 만한 것은 SMG 변속기다. 이 방식은 BMW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클러치가 없고 D모드가 있다는 점에서 자동변속기지만 시프트 업다운이 가능하고(사실 이 정도는 자동변속기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르막길에서 가속페달을 잘 밟지 않으면 사정없이 미끄러질 뿐 아니라 기어가 물려 있으면 슬금슬금 움직이는 클리핑 주행이 안된다는 점에서는 수동변속기다.

의외로 변속충격이 큰 편이다. 기어가 놓고 물리는 사이의 시간 간격도 길다. 시속 20km 미만으로 살살 움직이면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1단과 후진 사이에서 변속이 된다. 운전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운전자를 당혹스럽게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시프트 레버를 위로 치면 시프트 다운이고 아래로 치면 업이다. 대부분의 팁트로닉 변속기와는 반대다.

일반적인 룰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법을 고집하는 건 아닐까. 기술력에 자신이 있는, 그래서 타협하기를 싫어하고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는 엔지니어를 보는 듯하다.

SMG는 편한 장치는 아니다. 차에 타고 내리는 것만큼이나 불편하다. 특히 차가 뒤로 사정없이 밀릴 때는 순간순간 아찔해진다. BMW의 고집을 보여주는 메커니즘이라 부르고 싶다.

서스펜션은 매우 딱딱해서 어지간해서는 차의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기울어지는 법이 없다. 도로와 차가 일체가 돼서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스포츠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제대로 받쳐준다.

지붕을 열고도 시속 200km 가까이 달릴 수 있다. 오픈카는 속도를 높일수록 운전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급격히 커진다. 차가 달릴 수 있어도 운전자가 위축돼 더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Z4는 의외로 고속에서도 운전자가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세지 않다. 좌우 좌석 헤드레스트 사이에 자리한 윈드 디플렉터는 뒤에서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실내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훨씬 높다.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기분좋은 반응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먼저 느껴지는 건 엔진 반응. 굵고 낮은 음이 속도가 오르는 것과 비례해 좁은 관을 통과하듯 점차 높아진다. 오디오 소리도 속도가 빠를수록 알아서 커진다. 배기량 3.0ℓ에 230마력의 파워는 속도를 즐기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변속버튼이 달려 있어 변속하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마치 F1 레이서처럼, 혹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버튼 하나로 속도를 높이고 내리는 게 재미있다.

▲경제성
Z4 M 스포츠는 부자를 위한 차다. 둘만이 탈 수 있을 뿐이고 게다가 앞서 말한 이런저런 불편함이 있음에도 7,600만원이라는 녹록치 않은 가격이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한다. BMW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메이커가 아니다. 차값이 가장 비싼 메이커 중 하나가 바로 BMW다.

이 차를 타기 위한 조건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부자일 것. 둘째, 체격이 뚱뚱하지 않을 것. 셋째, 자동차를 좋아할 것. 넷째, 차가 한 대 더 있을 것‥ 등이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박형철 기자 pho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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