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달 노사 합의로 첫 발을 내디딘 완성차 4사 노사 공동협의체가 GM대우와 쌍용차의 이탈 움직임으로 초반부터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기본 협약서가 체결된 지 한달이 넘도록 공동협의체 운영에 관한 진척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와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은 지난달 2일 협회 김동진 회장(현대차 부회장)과 이상욱 금속연맹 자동차 분과위원장(현대차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완성차 노사 공동협의체 구성에 관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당시 노사는 공동협의체에서 비정규직 갈등, 산업공동화 방지 및 고용창출, 미래형 친환경차 개발, 인적 개발, 대정부 사업 등 자동차 산업 전반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 자동차 산업 발전을 도모하되 사업 추진 비용은 일단 프로젝트별 별도 예산으로 충당하고 기금 문제는 추후 논의키로 했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정 산업 차원에서 노사 공동기구를 설치키로 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으며, 그동안 대립과 반목을 거듭해온 완성차 노사의 상설 대화창구 개설로 새로운 노사문화 정립의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정작 협약서 체결 이후의 성과라고는 자동차공업협회와 금속연맹 양측이 한차례 비공식 모임을 갖고 자동차 세제, 한-일 FTA 공동대응, 친환경 차량 개발 등을 1단계 논의 주제로 삼기로 결정한 것이 전부여서 당초 주변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원래 양측은 7월중 실무논의를 가진 뒤 본협의를 거쳐 세부적인 협의체 구성 및 운영 방안을 확정한 다음 연차별 추진 계획도 수립키로 했지만 실제로는 본격적인 실무회의조차 아직 가동하지 못했다.
완성차 노사 공동협의체 구성이 이처럼 "공회전"하고 있는 것은 GM대우차 노사가 지난 달 잠정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공동협의체에 불참키로 한데다, 쌍용차 역시 GM대우가 참여할 경우에 한해 동참하겠다는 조건부 참여 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28일 임단협 합의안에서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 기금과 관련, 완성차 4사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할 경우 노사공동협의체를 통해 논의한다"고 명시, 사실상 GM대우의 참여를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앞서 완성차 4사 노조는 지난 3월 기자회견을 갖고 각사 순이익의 5%를 "산업발전 및 사회공헌 기금"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한데 이어 각 사 노조별로 올 노사교섭에서 이같은 주장을 특별요구안 형태로 제시했으며 이에 대한 해법으로 현대.기아차 주도로 노사 공동협의체 구성안이 도출됐었다.
GM대우는 이번 노사 공동협의체 설치와 관련, 현대.기아차가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달래기"용으로 꺼내든 카드 성격이 짙은 만큼 "들러리"를 서기는 내키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쌍용차 역시 매각을 앞두고 여러가지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GM대우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합류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금속연맹은 빠른 시일내에 GM대우, 쌍용차측과 접촉, 협의체 참여를 설득해 다음달 중에는 협의체 가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나 양사가 입장을 선회하지 않는한 완성차 노사 공동협의체는 현대.기아차만 참여하는 "반쪽 기구"로 전락할 공산이 크며, 아예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GM대우와 쌍용차가 참여쪽로 입장을 바꾸더라고 노사가 논의 대상 및 재원 규모 ,출처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난항이 예상된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별 입장이 각기 다른 만큼 협회가 나서서 노사 공동협의체 가동을 무조건 밀어붙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협의체 구성은 의미가 큰 작업이니만큼 의견조율을 통해 물꼬를 틀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