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현대차 지분을 전량 매각, 양사간 자본 제휴 관계가 완전히 청산됐다.
다임러는 지난 5월12일 현대차와의 전략적 제휴 종료를 선언하면서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백지화 및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임러와 현대차는 현대차 쎄타 엔진의 다임러.미쓰비시 공급, 현대차 "아토스"의 크라이슬러 브랜드 멕시코 수출, 부품 공동 구매, 현대모비스의 다임러 모듈 공급 등 프로젝트별 제휴 관계는 계속 이어나가게 된다. 특히 다임러와 현대차는 전략적 제휴 해소 당시 주가가 4만7천원선에 달하는 시점에서 지분을 팔겠다고 비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얼마에 누구한테 팔았나 = 다임러는 현대차 지분 10.44%(2천290만8천800주)를 9억1천200만달러(7억4천만유로)에 매각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토니 멜피 다임러 대변인은 "현대자동차 지분을 주당 19.92달러에 매각키로 하는 내용의 매각대행 계약을 미국 투자금융사 골드만삭스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현대차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지난 2000년과 2001년 두 차례에 걸쳐 주당 2만900원씩 총 4천700억여원(4억2천800만 달러.4억5천600만 유로)을 투입해 지분을 사들였으며 이번 매각으로 5억 달러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올리게 됐다.
다임러는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블록세일 방식을 통해 해외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인수주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다임러는 현대차와의 결별이 "임박"했던 5월 초 현대차지분 전량을 GDR(해외주식예탁증서.원주 1주가 GDR 2주)로 전환한 바 있다.
다임러가 중국 복전기차간 상용차 부문 합작을 위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들어 지분 처분설이 나돌았으나 다임러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특히 양측은 제휴관계 종료 선언 당시 현대차 주가가 4만7천원선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지분을 처분키로 비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주가가 4만7천원을 돌파하면서 지분매각 현실화는 이미 예고돼 왔던 셈이다.
◆현대차 경영권 안정.."주가에 큰 영향 없다" =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을 GDR 형태로 해외에서 내다팔면서 장내 대규모 매물 발생에 따른 주가 폭락 등 1차적인 시장 충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다임러의 이번 지분 처분이 중.장기적으로 현대차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는 "단기적인 수급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다임러의 지분처분이 조기에 매듭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돼 현대차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GDR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환율 리스크를 감수하기 싫어하는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인 만큼 장기보유 가능성이 높다"며 "차익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할인율이 낮아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내다봤다.
현대차도 다임러의 지분 정리로 경영권 위협요소가 사라짐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 톱 5 진입에 전념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지분 구도는 정몽구 회장 5.22%, 현대모비스 14.61%, INI스틸 5.31%, 범현대가 지분 3.06% 등 총 29.26%의 우호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인 지분이 16일 현재 56.1%로 절반 수준을 넘긴 하지만 다임러 지분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분산된 만큼 경영권 방어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다임러 일부 제휴 유효 = 현대차와 다임러간 제휴의 골자였던 상용차 합작법인 및 엔진 합작 생산은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다임러측 인사인 그루베씨도 현대차 이사직에서 사임, 양사간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모두 사라졌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이미 준공한 현대-다임러 상용엔진 합작법인의 다임러 투자지분(50%)를 6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현대차가 개발한 엔진을 바탕으로 다임러, 미쓰비시가 공동개발한 "쎄타엔진"의 공급은 앞으로도 계속되며 아토스의 크라이슬러 브랜드 멕시코 수출 및 부품공동구매도 지속되는 등 일부 프로젝트별 제휴는 앞으로도 유효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현대모비스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미국 공장내에 별도 공장을 설립, 롤링 섀시 모듈을 대량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오스트리아 AVL사(社) 등 2개 업체와 제휴 계약을 맺고 2007년까지 총3천억원을 투자, "유로-4" 기준에 맞는 최첨단 신엔진 개발을 완료키로 하는 등 상용차 부문 독자생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