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는 기아차의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뉴 스포티지"가 먼저 태어난 현대차의 "형제차" 투싼을 제치고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해외 시장 수급조절 차원에서 당초 오는 10월로 잡았던 투싼의 미국 수출을 늦춘 반면 기아차는 11월부터 미국에 "뉴 스포티지"를 수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수출전략형으로 개발된 "뉴 스포티지"의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해 원래 계획대로 내달부터 유럽 수출을 시작하고 이어 11월에는 미국에도 수출 차량을 보낼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기아차는 유럽에 수출용 2.7 디젤 모델과 2.0 가솔린 모델을 대략 80대 20 비율로 공급하되 미국에는 일단 2.0 가솔린 모델만 수출할 예정이다.
현재 기아차의 스포티지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올 연말까지 내수 2만대, 수출 1만6천대 등 3만6천대 이상은 공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국내외 모두 극심한 출고 적체가 우려된다. 기아차는 조립라인을 최대한 돌릴 경우 월 1만2천대까지 스포티지를 생산할 수 있으나, 초기 품질관리와 조립 라인의 조기 숙련화를 위해 오는 11월까지는 월 7천-8천대 정도로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출시된 "뉴 스포티지"는 판매 개시 이후 5일(영업일 기준)간 계약고가 1만366대에 달해 사상 최단 기간 "1만대 돌파" 기록을 세울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는 2002년 출시 6일만에 1만대 계약을 넘어선 기아차 쏘렌토가 최단 기록이었다.
뉴 스포티지 발표에 앞서 미리 만들어 놓은 물량을 감안해도 월 8천대 생산으로 1만여대의 계약 물량을 모두 공급하려면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당장 내달부터 뉴 스포티지의 유럽 수출이 시작되면 내수 출고 적체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생산능력을 대폭 키우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말 출시된 투싼이 지난달까지 1만6천347대나 팔리고도 "백 오더"(출고대기 물량)로 3개월분이 넘는 1만1천여대가 쌓이자 당초 10월로 계획했던 미국 수출을 무기한 연기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뉴 스포티지"가 새로운 "백 오더" 기록을 작성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차가 만든 차 중에는 지난 98년 외환위기 와중에 출시된 카니발과 카렌스가 "미니밴 돌풍"을 일으키면서 약 3개월분의 "백 오더" 기록을 세운 바 있는데 "뉴 스포티지"는 이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뉴 스포티지의 초기 계약고는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면서 "이에 따라 국내 수요를 맞추기도 버거운 상황이지만 미국, 유럽 등 해외 딜러들과의 수출 약속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수출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syang@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