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타잔이 산다고라?

입력 2004년08월2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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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하면 경북 북부지방의 역사·문화의 중심지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반의 고장이다. 영국 여왕이 찾았던 하회마을은 말할 것도 없고, 퇴계 선생이 후학을 가르친 도산서원을 비롯해 곳곳에 옛 조상들의 얼과 자취가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안동 나들이에 색다른 구경거리가 더해졌다. 지난 5월 문을 연 경상북도 산림과학박물관이 그 것이다. 도산서원과 지척(2km)의 거리에 있고, 오천유적지와도 한걸음이다. 오천유적지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광산 김 씨 예안파의 문화재를 집단 이전한 곳으로, 하회마을보다 오히려 볼거리가 더 많다. 안동호가 내려다 보이는 탁청정은 영남 최고의 개인 정자로 명성이 높으며 종택의 진귀한 고문서들이 보관돼 있다. 그런 만큼 산림과학박물관 나들이는 1석3조의 구경거리가 기다리는 셈.

5,000여평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의 이 곳에는 산림과 관련된 모든 것이 모여 있다. 산림이 어떻게 형성됐고, 이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 지 등 지구환경의 진화와 인류문명에 영향을 미쳤던 산림의 역사를 체계적이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경북 산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역사를 각종 흥미로운 매체, 영상, 디오라마, 매직비전 등으로 연출해 남녀노소 관람객들을 즐겁게 한다.

로비 중앙에는 박물관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조형물이 있으며 조형물 뒤편에는 목재를 가공하는 제재소의 모습을 연출한 전시물과 다양한 원목의 샘플이 전시돼 있다.

흔히 박물관이라면 빽빽하게 자료들만 모여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 곳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놀이터를 제공한다. 전시실에서 전시실로 이어지는 공간에 동화 속 마을처럼 휴게실을 꾸며 놓고 이 곳에서 친구들과 퍼즐놀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박물관에는 타잔도 살고 있다. 제2전시실에서 제3전시실로 옮겨 가는 공간에 해외 산림지대 원주민의 수상가옥과 그 안에서 생활했던 인류의 모습을 연출해 놓은 것. 이 밖에도 포유류, 조류, 곤충류나 동식물 등의 표본을 전시해 그들의 서식환경과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곳은 4D 체감 입체영상을 경험할 수 있는 영상실. 입체영화를 보는 도중 갑자기 눈 앞에 물이 뿌려지기도 하고, 박쥐 날개짓같은 바람이 다리 아래에서 불어오는 등 기존의 3D 입체영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5감을 자극하는 실감나고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맑은 공기를 벗삼아 즐겨 보는 마지막 관람코스는 야외전시장. 박물관의 야외에는 12그루의 묘목으로 조각된 십이지신상과 너와집이나 굴피집과 같은 산촌의 민속가옥이 재현된 산촌마을 등의 전시물을 볼 수 있다.

*별미
안동지방의 별미는 헛제삿밥으로 소문나 있다. 이는 제사가 없는 날에도 제사음식과 똑같이 음식을 만들어 밤참으로 먹던 풍습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실제 안동사람들은 헛제삿밥을 그리 즐겨 먹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자주 찾을 뿐(더러는 비위에 맞지 않아 한다).

토박이 안동사람들이 요즘 즐겨 가는 음식점은 ‘옥동손국수’(054-855-2308)라는 집이다. 옥동 4거리에 위치한 이 음식점은 가건물에 자리하고 있는데, 점심 때면 손님들이 줄지어 찾을 만큼 산뜻한 맛으로 주위를 단숨에 평정했다. 3,500원짜리 칼국수를 시키면 정갈한 밑반찬을 곁들인 조밥과 모듬쌈이 가득 나온다.

“어? 국수 시켰는데 왜 밥을 주세요?” “네, 국수 곧 나옵니다.”

초행자라면 분명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오랜만에 보는 조밥에 열심히 쌈을 싸서 먹다 보면 애호박을 넣어 담백하게 끓인 칼국수가 곧이어 나온다.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맛이 아주 그만이다.

*가는 요령
중앙고속도로 남안동이나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안동시내로 들어간다. 도산서원으로 가는 울진·태백 방향의 35번 국도를 타고 가면 안동호 물살이 얼핏얼핏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 곧 오천유적지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경북산림과학박물관이 왼쪽으로 보인다(안동시내에서 25㎞ 남짓).

이 곳에서 도산서원은 2km 더 들어간다. 서안동 인터체인지에서부터 도산서원 이정표가 촘촘히 설치돼 있어 찾기 쉽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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