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오는 10월 국내에 출시할 CR-V의 가격을 다소 파격적으로 책정, 수입차업계는 물론 국산차업계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혼다측은 10월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CR-V의 신차발표회를 갖는다고 13일 밝혔다. 혼다는 CR-V를 2WD와 4WD 두 모델로 들여오며 2WD의 경우 3,100만원대, 4WD는 3,400만원대로 내정했다고 덧붙였다. 엔진은 어코드 2.4와 같은 4기통 2.4ℓ 160마력 가솔린을 얹으며 4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채택했다. 회사측은 월 40대 정도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CR-V는 혼다의 대표적인 SUV다. 차체 크기는 소형급으로 국산으로는 기아 뉴스포티지나 현대 투싼과 비슷하다. 수입차 중에선 포드 이스케이프가 동급. CR-V가 주목받는 건 이들 차와 비교했을 때 판매가격에 경쟁력이 있어서다. 물론 어떤 장비가 장착되느냐에 따라 경쟁력에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 현재로선 어코드처럼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고급장비를 많이 뺄 가능성이 높다.
요즘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뉴스포티지의 판매가격은 2WD가 1,472만~2,067만원, 4WD는 1,630만~2,220만원으로 CR-V와 차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 자동변속기 등 소비자가 대부분 장착하는 옵션을 붙이면 가격은 최소 200만원 이상 뛰어오르며 CR-V에 근접해진다. 이스케이프의 가격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차는 4WD만 판매되며 2.0이 3,730만원, 3.0이 4,110만원으로 훨씬 더 비싸다. 참고로 CR-V는 일본에서 2.0ℓ 엔진을 얹은 차가 2WD의 경우 195만~282만엔(약 1,950만~2,820만원), 4WD는 208만~313만엔(2,080만~3,130만원)에 판매된다.
혼다측은 "혼다의 철학은 질좋은 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라며 "판매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이런 회사 방침을 적용해 가격을 잠정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또 CR-V와 가격대가 비슷해 어코드가 판매간섭현상이 있을 수 있으나 소비자들 입장에선 선택폭을 넓힐 수 있어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혼다의 소형차 시빅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CR-V는 뛰어난 활용성과 넓고 효율적인 실내공간, 안정적인 핸들링, 편안한 주행, 높은 안전성을 갖춘 차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도시형 SUV여서 오프로드 주행능력이나 고급스러움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혼다는 CR-V의 타깃고객으로 30대 중후반의 전문직 종사자, 20대 후반의 부유층 자제, 40대 초반의 기존 수입차 고객 중 세컨드카 구입자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관계자는 "어코드는 세계적인 명성 때문에 대기고객이 있어서 초기 판매가 성공적이었던 데 반해 CR-V는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며 "따라서 CR-V가 혼다의 진정한 힘을 한국에서 평가받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CR-V로 진검승부에 나서는 혼다가 어떤 성과를 거둘 지 궁금하다.
강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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