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조만간 매각될 것 같다. 조흥은행 최동수 행장이 10월중이면 본계약이 끝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 것도 그렇고, 상하이자동차도 적극적인 인수의향을 내비치고 있어서다. 쌍용 직원들도 이제 상하이로의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물론 지난번 난싱그룹으로의 매각사태를 감안할 때 섣불리 단정은 못하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매각에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쌍용 내부에선 벌써 매각 후 진행해야 할 일련의 경영과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쌍용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신차개발이고, 또 하나는 생산시설 확대다. 이 중 공장증설은 수도권에 공장을 늘려 짓지 말라는 정부의 규제가 풀려 내년부터 연산 40만대를 위한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 증설에 필요한 자금은 자체 실현한 이익으로 감당키로 했다. 최근 3년간 국내 SUV 판매의 폭발적인 증가로 자금마련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쌍용측 설명이다.
신차개발은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관건이다. SUV 전문메이커로서 계속 SUV라인 강화에만 나설 것인 지, 아니면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종을 개발할 지가 관심사다. 우선 내년에는 무쏘 후속모델인 D100과 코란도 후속모델인 D200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서 걸림돌은 현재 7인승인 SUV가 내년부터 승용차로 분류돼 자동차세금이 대폭 오른다는 점이다. 물론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받아들여 2007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지만 업체로선 이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실제 쌍용의 주력 판매차종인 렉스턴 2.9의 경우 현재 7인승 SUV로 연간 6만5,000원의 자동차세를 내지만 내년에는 약 27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이듬해는 또 33%가 더 오르고, 2007년에 나머지가 모두 인상돼 결국 승용차와 동일한 세금을 내게 된다. 이 경우 SUV에 대한 수요가 지금처럼 호조를 이어갈 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경유승용차 판매허용으로 경유값이 오르게 돼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쌍용은 상하이를 새 주인으로 맞아들인 뒤 중국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소진관 쌍용자동차 사장도 언젠가 SUV의 미개척지대인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털어 놓은 바 있다. 중국 수출길을 열어야만 쌍용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각에선 쌍용이 종합메이커로 상하이와 함께 하기 위해선 승용차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 모델라인업을 갖춰야 수출경쟁력이 생긴다는 논리가 배경이 됐다. 이들은 기아가 SUV 전문메이커를 표방하면서도 수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승용 모델을 계속 늘린 점을 쌍용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차개발에 있어 쌍용이 해결해야 할 점은 개발기간의 단축이다. 요즘처럼 새 모델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도 급속히 변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 차종만 계속 고집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난 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상하이는 인수조건으로 신차개발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공공연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아직 마무리과정이 남았으나 어쨌든 새 주인을 맞는 쌍용이 이번 인수를 계기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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