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동차시장 '계륵'인가

입력 2004년09월1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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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대.기아차가 보기에 현재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계륵(鷄肋)"과 비슷하다. 당장 먹자고 달려 들자니 여러 가지 개운치 않은 점들이 많고 그렇다고 남들이 먹게 내버려 두기에는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카자흐스탄 방문을 앞두고 다각도로 대 러시아 투자계획을 검토하면서도 아직 그럴듯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것도 그같은 상황 인식과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현대.기아차는 아직 러시아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

일례로 현대차의 경우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던 동유럽본부를 지난 5월 모스크바로 옮겨 놓고도 아직 현지 생산공장 건설과 같은 대규모 투자계획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당장은 딜러망 확충을 통해 판매 기반을 강화한다든가, 현지 자동차업체와 손잡고 CKD(현지부품조립) 생산라인을 늘리는 정도만 손대며 시장 동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도 이번에 노 대통령과 동행하는 경제인그룹의 일원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 기간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급기야 1-8월 판매 누계 2만8천175대로 일본의 도요타(2만7천953대)를 꺾고 1위에 올라 섰다. 이에 비해 현대차의 러시아 현지 생산기반은 누가 봐도 빈약하다. 타가즈(TAGAZ)라는 자동차업체와 연산 7만5천대 규모의 CKD 계약을 맺고 베르나(현지명 엑센트)와 EF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는 정도다. 러시아 국내 4위인 우아즈(UAZ)사와 연산 10만대 규모의 CKD사업 제휴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아즈사와의 협상은 아직 어떻게 될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완전 백지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정몽구 회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 기간에 발표될 투자계획 항목에서 아예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아직 국내 정세가 불안하고 투자 환경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면서 "자동차시장 규모도 연간 100만대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여서 러시아에 대한 본격적 투자는 아직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의미에서 부품을 현지로 가져가 조립하는 CKD 생산방식은 완제품 생산공장을 짓는 것에 비해 부담이 훨씬 덜하다"면서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CKD라인만 늘리려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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