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의 구조조정 불똥이 스웨덴을 강타하고 있다. GM이 내년 1·4분기중 독일 오펠의 공장과 스웨덴 사브 공장 중 한 곳을 폐쇄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웨덴정부는 긴급히 비상위원회를 구성, 대책마련에 나섰다. 국정 수반인 요란 페르손 총리와 레이프 파그롯스키 산업부 장관은 물론 각 부처 차관급 인사들까지 비상위원회에 포함됐다. 스웨덴정부 전체가 사브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스웨덴 경제계와 현지 언론들의 위기감 역시 다를 바 없다. 사브 공장 폐쇄가 스웨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사브 공장이 문을 닫을 경우 당장 6,3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공장이 위치한 ‘사브 도시’ 트롤헤탄 경제는 파탄 상황에 이를 수 밖에 없다. 트롤헤탄이 스웨덴 도시 중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예테보리 인근에 위치해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사브 공장 고용인원만 예테보리 전체 인구의 약 1.3%에 이르고 부양가족까지 포함할 경우 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웨덴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과 스웨덴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사브는 볼보와 함께 스웨덴 자동차산업의 대표 브랜드다. 양사 모두 경영권은 미국 포드와 GM에 각각 넘어갔으나 여전히 주력 기반이 스웨덴에 있다.
산업 인프라 등 연관 기반이 적지 않아 경쟁사였던 볼보그룹(트럭, 버스)도 사브 공장 폐쇄를 걱정하고 있다. 사브처럼 예테보리 인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볼보그룹의 CEO 레이프 요한슨은 사브 공장 위기 원인으로 정부의 인프라 투자 지연을 비판하고 나섰다.
사브 공장이 폐쇄될 경우 국가 주력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웨덴정부와 기업주의 구조조정 협력체계마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스웨덴 최대 재벌그룹의 사브 지분 매각은 볼보그룹의 자동차사업부문 매각과 함께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사브의 공장폐쇄와 대규모 실업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스웨덴정부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좌파 정권과 밀접한 협력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으로부터도 경쟁력 향상을 위한 산업구조조정 정책에 예전처럼 순조로운 협력을 얻어내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GM은 생산성, 인건비 등 20여 항목을 비교평가, 독일 루셀스하임에 위치한 오펠 공장과 스웨덴 트롤헤탄 소재 사브 공장 중 한 곳을 최종 폐쇄대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스웨덴 사브 공장은 독일 공장에 비해 인건비가 35%나 저렴하나 생산성과 생산규모가 약해 결코 최종 결정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웨덴정부는 트롤헤탄의 사브 공장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약속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묘안이 없는 입장이다. EU 규정상 정부의 직접적 지원이 금지돼 있어 인프라부문 조기 투자나 기술교육 지원 등 간접적 지원 방안만이 구체화되고 있다. 사브 경영진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조측에 노동 강도 제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스웨덴정부와 노조 모두 GM의 유럽공장 통폐합 계획을 비난하고 있으나 결국 사브 공장의 존폐 결정권이 GM에 있는 만큼 GM의 요구와 결정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강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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