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현대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삼성화재의 발걸음에 손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자보시장 점유율 30%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성의 파괴력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손보업계는 삼성의 온라인 자보시장 진출의 열쇠가 방카슈랑스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자동차보험이 은행에서 판매되는 2단계 방카슈랑스가 예정대로 내년 4월에 시행되면 온라인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에서 자동차보험을 팔 경우 온라인 자보시장과 경쟁을 벌이게 되므로 온라인시장 진출의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대형사 입장에서는 온라인시장으로 뺏기고 있는 시장점유율을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높일 수 있어 방카슈랑스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방카슈랑스가 연기되거나 자동차보험에 적용되지 않을 경우엔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온라인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서다.
현재 손보업계는 손보협회와 대리점협회가 중심이 돼 자동차보험이 방카슈랑스 대상에 포함되면 설계사같은 모집조직의 대량 실직사태 등이 벌어진다며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말부터 자동차보험과 보장성보험의 방카슈랑스 시행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은 온라인시장 진출 준비를 거의 끝마친 상태다. 이수창 삼성화재 사장도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온라인 자보는 15% 정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지난해 전체 자보시장의 5%대까지 성장했지만 현 상황에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본다"며 "회사의 정책은 수익이 되지 않는 부문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현재 온라인 자보시장에 진출할 준비는 돼 있고 온라인 자보의 손익구조가 담보되는 시점에서 진출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삼성은 최근에 모 손보사의 온라인상품 개발 담당자 등 전문가들도 영입, 인터넷관련 사업부서에 배치했다. 여기에 콜센터를 정비하면서 지난 9월 ‘전화 한 통으로 바로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삼성 애니카’라는 내용으로 광고를 내기도 했다. 삼성도 보험료가 저렴한 온라인전용 상품을 판매하는 듯한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광고였다. 게다가 콜센터는 온라인상품 판매의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온라인 진출을 타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현재 동부와 현대 등 먼저 온라인시장에 진출한 대형사의 움직임을 분석하면서 시장진출에 대비하는 건 물론 설계사나 대리점을 붙잡아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양동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정부가 방카슈랑스 시행 연기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삼성의 온라인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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