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실내, 파워풀한 성능 쏘나타 2.4

입력 2004년10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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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쏘나타 2.4를 만났다. 출시되자마자 영업소를 통해 시승한 2.0 모델에 이어 두 번째 만나는 쏘나타다.

쏘나타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차종이다. 오랜 역사를 가졌고, 가장 많이 팔리는 차여서 대표선수로서의 자격은 갖췄다. 사실 둘러 보면 한국차 중 10년 이상 같은 이름으로 팔린 차를 찾기 힘들다. 쏘나타 말고는 쌍용의 코란도 정도다.

눈을 해외로 돌리면 10년 정도는 명함도 못내민다. 40년을 넘는 이름이 적지 않다. 폭스바겐 골프, 시보레 코르벳, 포드 머스탱, 토요타 크라운, 닛산 세드릭 등이 그렇다.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도 오랫동안 많이 팔린 차들이다. 소비자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오랜 기간 같은 이름의 차를 판매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앞서 언급한 차들은 하나같이 성공한 차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그 성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 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게 자동차시장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당장 쏘렌토를 보면 안다. 승승장구하던 쏘렌토가 자동변속기 문제로 회복하기 힘들정도로 주저앉고 말았다. 오류는 수정됐고, 이제는 괜찮다고 아무리 외쳐도 돌아오는 건 싸늘한 시선뿐이다. 심지어 쏘렌토 시승기를 쓴 기자에게조차 가끔 돌이 날아든다. 차 만들기 못지 않게 시승기 쓰기도 조심스럽고 힘든 세상이다.

주절주절 서두를 끌어 온 이유는 이 것이다. "한 번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하기 힘들다. 쏘나타도 잘 해야 한다"는 것.

이제 본론이다. 2.0 시승기와 겹치는 부분은 피하기로 한다.

쏘나타에 올라간 엔진은 세타 엔진이다. 알파, 베타를 거쳐 세타로 진화됐다. 이는 바로 현대자동차 엔진 개발의 역사이기도 하다. 놀라운 건 이 엔진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로 수출될 예정이라는 것. 미쓰비시 엔진을 빌려와서 쓰던 현대가 이제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좋은 엔진을 적정 가격에 만들어낼 정도가 된 것이다.

이 엔진에는 현대가 가진 기술이 집약됐다고 봐야 한다. 가변흡기밸브 시스템(VVT), 알루미늄 엔진블록, 타이밍 체인벨트, 밸런스 샤프트, 전자식 스로틀 보디 등이 적용됐다. 따져 보면 요즘 세상에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기술이다. 알루미늄 엔진블록에 그나마 눈길이 갈 뿐, 다른 부분들은 첨단이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하다. VVT는 이미 명함을 내밀기 쑥스러울 정도로 보편화됐다. 밸런스 샤프트도 새로울 게 없고, 체인 방식의 타이밍 벨트는 이미 오래 전 쏘나타의 경쟁모델이 강조하던 방식이다.

첨단 기술이 많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다. 첨단 기술을 충분히 검증한 후 시장에서 이를 소화할 수 있을 때 그 기술을 양산차에 채택하는 게 소비자들을 위한 게 아닐까. 흔히 혼다와 토요타를 예로 든다. 혼다는 가변흡기밸스 시스템의 원조다. V-텍을 개발한 뒤 처음 이를 양산차에 장착했다고 자랑하는 혼다. 그러나 이 때 토요타는 꿈쩍도 않는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관련 기술이 알려져 기술에 대한 안정성이 확인될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뒤늦게 VVT 라는 이름으로 이 장치를 받아들인다.

알루미늄 엔진블록은 주목을 끌 만하다. 엔진 헤드가 아닌 실린더 블록을 알루미늄으로 만든 건 좀처럼 보기 드믄 일이다. 아무래도 알루미늄의 특성 상 폭발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실린더 블록의 충분한 강성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엔진블록은 뭐니뭐니해도 가볍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VVT 장치와 어울려 연비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볍고 효율적인 엔진이다. 2.4 엔진의 최고출력은 166마력. 현대가 쏘나타 라이벌로 지목한 토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와 비교해서 힘이 조금 더 세다.

이제 본격 시승에 나설 차례다. 쏘나타 2.4는 더욱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실내공간은 물론 느껴지는 힘도 여유롭다. 가속반응과 스티어링 휠의 성능은 스포츠 세단에 준한다. 가속할 때는 매우 기분좋은 반응이 따라온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차가 예민해진다. 가속력은 언덕길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고개를 처들고 정상을 향해 질주를 멈추지 않는 것. 중·저속에서도 풍부한 토크가 느껴진다. 여유롭다는 느낌은 성능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런 여유로움은 운전자에게도 전이된다. 운전도 여유로워진다는 말이다.

스티어링 휠 역시 느낌이 좋다. 핸들이 가볍고, 차의 움직임은 날카롭다. 팔힘이 약한 여자들이 핸들을 잡아도 너무 가볍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속도가 높아지면 핸들의 반발력 역시 세지면서 적당히 무거워진다. 속도에 따른 차이는 쉽게 느낄 수 있다.

시속 80km 전후로 달리다가도 킥다운을 하면 시속 160km까지는 저항없이 속도를 올린다. 순식간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훌륭하다. 시속 80km에서나, 160km에서나 차의 흔들림이 별로 다르지 않다.

또 하나 칭찬할 만한 점은 정숙성이다. 차가 조용해졌다. 워낙 칭찬이 남발되는 세상이어서 립서비스라고 치부해버릴지 모르겠지만 쏘나타는 조용해졌다. 윈드실드에 부딪히는 바람소리는 시속 140km를 지나면서 귀에 거슬린다. 대개의 경우 120km를 넘기면 풍절음이 급격히 증가한다. 노면을 통해 발생하는 타이어 소음, 엔진룸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소음 등이 모두 현저하게 줄었다.

두 곳에서 정숙성이 좋아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도어를 닫을 때의 밀폐감과 차가운 보닛이다. 이전 EF쏘나타와 새 쏘나타의 문을 열 번쯤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면 확인할 수 있다. 확연히 다른 밀폐감은 차 밖 세상의 온갖 잡소리가 실내로 들어가는 걸 줄여준다. 차가운 보닛도 그렇다. 보통 차들은 한참 달린 뒤면 보닛이 뜨거워진다. 심한 경우에는 보닛에 손을 대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쏘나타의 보닛은 한참을 달린 뒤에도 그렇지 않다. 온기를 느끼기 힘들 정도다. 방음에 치중하다보니 단열효과까지도 얻어진 게 아닌가 싶다.

뒷좌석에 앉으면 좀 더 넓어진 실내공간을 실감할 수 있다. 차창을 열었다. 유리창이 완전히 내려간다. 대부분의 차들은 뒷창이 내려가다 중간쯤에 걸리는데 완전히 오픈되니 시원하다. 그러나 어린이들을 태울 땐 반드시 잠금장치를 해야 한다.

아픈 소리도 좀 해야겠다. 쏘나타는 기존 1.8과 2.0 라인업을 2.0과 2.4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캠리나 어코드와 경쟁하겠다고 했다. 물론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을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어코드와 캠리는 2.4와 3.0 엔진으로 라인업을 이룬다. 이 차들과 동급의 자격으로 경쟁하려면 쏘나타에도 3.0 엔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동급 대우를 받으며 경쟁할 수 있지 않을까. 아반떼XD와 쏘나타에 모두 1.8 엔진이 있다고 두 차가 동급일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3.0 엔진은 없으니까 제외하고 2.4 엔진만 기준으로 하면‥"이란 식으로 얘기가 길어지는 건 피차 피곤하다. 깔끔하게 동급 라인업을 구축해서 1대1로 붙어야 한다.

품질 문제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JD파워가 인정하고 최근의 스트래티직비전의 종합가치 평가에서 2위를 했다는 건 그 만큼 쏘나타를 포함한 현대차의 품질 수준이 높아졌다는 증거들이다. 하지만 품질은 긴장을 풀지 말고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99대의 차가 완벽해도 단 1대의 문제있는 차를 산 소비자 입장에서는 앞서 언급한 혁혁한 공들이 모두 부질없는 말이 되고 만다. 칭찬 받는다고 긴장을 풀지 말라는 말이다. 분명한 건 현대가 아직 1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쏘나타 2.4의 판매가격은 2,200만원(F24 럭셔리 AT)부터다. F24S 프리미어 AT 고급형 은 2,575만원이다. 2.4ℓ라는 엔진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10.9km/ℓ로 우수한 편이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강경숙 기자 cindy@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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