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상태가 나쁘다고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건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지역개발 부진으로 도로상태가 나빠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 자동차보험료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건 지역차별"이라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지거나 효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중영 동의대 교수가 도로사정을 알 수 있는 전국 16개 시도의 도로포장률과 사고비중을 조사한 결과 도로포장률은 55.6(울산)~100%(광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전체 사고 중 비포장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비중은 0.0(제주)~1.2%(충남)로 비슷했다. 비포장도로의 많고 적음이 사고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근거다.
비포장도로가 가장 많은 울산(비포장률 44.4%)의 경우 비포장도로 사고비중은 0.2%로 전국 평균이었다. 그 다음으로 비포장률이 높은 전남(34.2%)은 사고비중이 0.3, 경남(32.6%)은 0.2%에 그쳤다. 지역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에 거세게 반발했던 전북의 경우 비포장률은 26.6%, 사고비중은 0.3%였다. 반면 충남은 비포장률이 27.0%로 도로 비포장률은 전북과 비슷했으나 사고비중은 1.2%로 4배 높았다. 비포장도로가 없는 광주와 비포장률이 0.1%인 서울의 사고비중은 각각 0.1%로 가장 낮았다.
이로써 비포장도로와 사고비중이 관계가 있는 것처럼 판단될 수도 있지만, 비포장률이 0.4%로 서울의 뒤를 이은 대전의 사고비중이 0.3%로 비포장률이 전국 평균 23.3%보다 높은 전북, 전남, 강원과 같았다. 대구도 비포장률은 1.4%로 전국 평균의 16분의 1 수준이었으나 사고비중은 전국 평균과 같은 0.2%였다.
정 교수는 분석자료를 통해 “지역별 손해율이 2003회계년도 기준으로 ±15%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건 도로포장률, 교통신호체계 등 시설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운행빈도와 운행속도의 차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도로의 포장 여부는 사고율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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