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 4.2콰트로, 2t 거구의 중후한 몸놀림

입력 2004년10월25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아우디를 보면 정이 간다. 은근히 눈길을 끄는 세련된 디자인과 콰트로라는 시스템이 웅변하는 평범치 않음이 마음에 들어서다. 또 하나, 라디에이터 그릴에 붙은 네 개의 원을 보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네 바퀴의 꿈’을 보는 듯 해서다. ‘네바퀴의 꿈’은 오토타임즈를 만드는 회사 이름이다.

아우디코리아가 출범 첫 작품으로 새 A6를 들여와 시판에 나섰다. A8에 적용됐던 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면서 "베이비 A8"이라 불리는 모델이다. 2.4, 3.0, 4.2 등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 중 2.4만 콰트로가 아니다.

▲디자인
지하주차장에서 나와 지상에서 대면한 A6는 세련된 맛이 물씬 풍겼다. 가장 먼저 눈길을 잡은 건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현대자동차가 쏘나타를 만들면서 ‘참고’할 만큼 잘 디자인된 부분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강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 한가운데 박혀 있는 네 개의 원. “나는 아우디다”라고 외치고 있다.

실내는 탑승객을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이다. 비단에 둘러싸인 게 이럴까.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시트는 허벅지까지 충분히 받쳐주고, 앞뒤 시야도 막힘이 없다. 시트에 앉으면 푹 파묻히는 감을 준다. 옆에서 보면 차창이 좁다. 그래서 시트에 몸을 맡기면 차가 나를 감싸안는다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볼 때엔 차창에 은빛 크롬선이 비친다. 대시보드 가운데 박혀 있는 크롬라인이 반사되는 것. 크롬라인이 없어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세련된 실내다. 튀는 장식은 없어도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문이 잠겨 있어도 열쇠를 몸에 지니고만 있으면 열 수 있다. 문을 닫고 제대로 잠궜는 지 열어보다가는 헷갈리고 만다. 제대로 잠궜지만 열쇠를 몸에 지닌 운전자가 다시 열면 열리기 때문이다. 굳이 확인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문을 열어보라고 해야 한다. 행여 그 사람과 손끝이라도 닿으면 안된다.

키를 몸에 지니고 있다면 손가락 끝으로 시동도 걸 수 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시동을 끌 때도 마찬가지다. 몸 어딘가에 키를 갖고 있기만 하면 된다. A8에 적용된 사양이 이제 한 급 아래로 내려 온 것이다. A6도 이제 형만큼 똑똑한 차가 됐다.

▲성능
그 아우디를 타고 가을 햇살 쏟아지는 거리로 나섰다. 운전자가 타면 2t을 훌쩍 넘는 무게가 중후하게 움직인다. 3,500rpm에서 42.0kg·m에 달하는 최대토크 그리고 335마력에 이르는 파워로 차체를 가볍게 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속도조절에 애를 먹는다. 조금 밟았다 싶으면 순식간에 시속 160km를 넘긴다. 잠깐 신경을 딴 데 쓰다가는 과속단속 카메라에 찍히기 십상이다.

시속 80km, 100km, 150km에서 들리는 바람소리, 엔진소리 등이 큰 차이가 없다. 신경을 집중해야 그 미세한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다. 고속에서도 그다지 빠르다는 느낌은 없다. 편안한 상태가 그대로 이어진다.

도어는 무겁다. 여성이 문을 열 때엔 단박에 무겁다는 말이 튀어 나온다. 오르막길에 차를 세우고 문을 연다면 남자도 힘을 써야 한다. 때론 여성을 위해 문을 열어줄 수 있는 매너를 갖춰야 할 차다.

아우디의 자랑 중 하나는 콰트로, 즉 4륜구동장치다. 지금은 BMW나 벤츠에도 일부 4륜구동이 있지만 승용형 4륜구동은 역시 아우디 콰트로다. 뒷바퀴굴림차들이 꼼짝도 못하는 겨울철 눈길에서 쌩쌩 달리는 아우디의 매력은 경험해 본 이들만이 공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코너에서도 4륜구동은 한결 여유롭고 안정되게 움직인다.

4륜구동의 단점은 가격과 연비. 고급 수입차인 만큼 가격은 논외로 하면 연비는 크게 시빗거리가 안될 정도다. 배기량 4.2ℓ에 연비는 8.11km/ℓ. 4륜구동이 아니어도 이 정도 배기량이면 연비가 ℓ당 8km를 넘기기 쉽지 않다.

아우디를 포함해서 독일차들을 보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휴머니즘을 확인하게 된다. 응급구조를 위한 구급함이 차의 어디엔가 꼭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 차에도 뒷좌석 가운데 팔걸이 안에 구급함이 들어 있다. 구급용 붕대, 화상용 붕대, 가위 등이 잘 정돈돼 있다. 독일 내에서의 법규에 따라 준비된 것이겠지만 그 것을 강제하지 않는 지역에서 팔리는 차에도 예외없이 구급함을 만들어 넣는다. 이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 ‘차를 만드는 철학’을 본다면 너무 오버하는 걸까.

구급상자를 보면서 감동을 느끼며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는 순간, 이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일까. B필러 가운데쯤 이런 내용의 경고가 붙어 있다. 리모컨으로 도어를 잠그면 안에서 문을 열 수 없어 질식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 건 아니다. 리모컨으로 도어를 잠궈도 안에서 문을 열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정 개선이 안되면 리모컨 잠금 기능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버튼으로 조작하는 사이드 브레이크, 죠그셔틀을 응용한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 등은 익숙해지면 편하고 재미있게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일부 기능에 제한이 있는 건 아쉽다. 내비게이션 기능을 쓸 수 없는 건 대다수 수입차들의 맹점이다. 2,000만~3,000만원대 국산 승용차에서 손쉽게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이 1억원을 넘나드는 수입차에서 빠진다면 이유야 어쨌든 소비자 입장에선 개운치 않은 일이다.

A6는 모두 8개의 에어백으로 무장됐다. 앞뒤 양 옆을 에어백이 지키고 있다고 보면 된다. 브레이크도 민감한 편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초기 반응이 빠르다. 고성능인 만큼 확실한 제동력을 갖췄다. 잘 달리고, 잘 선다.

▲경제성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할 차례다. 시승한 A6 4.2 콰트로의 판매가격은 1억1,400만원이다. A6 중 최고 모델이어서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3.0콰트로는 이 보다 좀 싸다. 8,200만원이다. 5,990만원에 A6 2.4를 살 수도 있다. 같은 A6라도 가격은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강경숙 기자 cindy@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