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구매총괄자, 한국차부품 경쟁력 상실 우려

입력 2004년11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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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이자 자동차부품의 최대 구매기업인 GM이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급속한 경쟁력 상실을 크게 우려하고 나섰다고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이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많은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 GM은 기존 구매선인 한국의 자동차부품 오퍼가격이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GM으로서는 중국, 인도산 부품 공급자들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품질면에서 우수한 한국 부품산업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GM의 부사장 중 한 사람으로, 세계시장에서의 구매를 총괄하고 있는 A 씨는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아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한국 부품이 과연 앞으로 5년 후에도 현재의 경쟁력을 계속 지켜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A 씨는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이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한국정부와 관련업계가 몇 가지 문제를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러한 사항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GM으로서는 더 이상 한국 부품에만 매달릴 수 없고, GM의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 인도 등 새로운 구매선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A 씨가 지적한 문제는 △자동차부품의 주원자재인 국내 철강가격의 급상승 및 가격경직성 △노사문제 등에 따른 급격한 임금상승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높음 △석유 전량 수입의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및 비용의 비탄력성 등이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업체 광진의 이춘지 현지 대표는 GM이 한국 부품업계에 대해 이 처럼 불만섞인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유로 "GM이 한국으로부터 부품구매를 강하게 원하고 있고, 또 싼 가격에 사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GM을 비롯한 미국의 빅3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높은 연금, 보험료,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에서 찾을 수 있다. 빅3가 자동차 1대 생산에 투입하는 인건비는 8,655달러로 토요타 미국공장의 6,052달러보다 무려 2,500달러 이상 높아 경쟁에 뒤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인건비에 심한 격차가 나는 건 GM이 퇴직자 39만명(연금지급), 현직자 12만5,000명에 대해 고정경비를 쓰고 있으나 토요타는 퇴직자 70여명, 현직자 2만명에 대해서만 지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인력감축을 통한 감량경영도 실제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빅3는 미국의 대표적 강성노조로 꼽혀 온 전미자동차항공우주농업노조(UAW)와의 협약에 의해 재고조정을 위한 일시적인 공장폐쇄는 가능하지만 해고 등이 있을 경우 3년간 95%의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미국에 진출한 토요타, 현대 등과 비교해서도 생산성이 크게 떨어져 GM의 유일한 탈출구는 대량판매와 부품 구입비의 절감을 통해 이러한 비효율을 해결하는 길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

따라서 GM의 구매책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한국의 부품비용 상승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5년 내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구매선을 바꾸겠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광진의 이 대표는 "10년 전 처음 GM과 사업을 시작할 때는 납품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RFQ(견적요구서)를 받기도 어려웠으나 요즘은 수월해졌다"며 "한국, 중국, 인도 등의 부품업체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확대됐다"고 말했다.

KOTRA는 따라서 이 같은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정부와 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중장기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동시에 R&D 투자확대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국제 수준으로 한국 제품의 품질을 유지해야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이 지금의 경쟁력을 계속 확보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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