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딜러정책 문제있나

입력 2004년12월07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볼보가 야심차게 진행했던 서울지역 판매망 확충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 동안 볼보의 서울지역 판매구도에 대해선 업계에서 말들이 많았으나 결국 이번에 서초동에 문을 연 HK모터스가 사업권을 경쟁딜러에게 넘기면서 고름이 터졌다.

업계에선 지난 2월 사업을 시작한 딜러가 1년도 채 안돼 사업을 포기한 건 본사의 잘못된 정책 때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국에서 월 100대 정도를 파는 회사가 서울에 딜러를 4곳이나 둠으로써 무리수를 뒀다는 것. 볼보는 두산과 서울지역 독점계약이 끝나면서 한남동에 인천딜러인 JK모터스를 끌어들인 데 이어 지난해엔 이미 프리미어모터스의 매장이 있는 역삼동 인근 대치동에 원익모터스를 영입했다. 곧이어 검증도 안된 개인사업자에게 서초동 판권을 줬다. HK는 출범 전부터 자금난에 허덕여 개장조차 어려운 형편이었으나 볼보는 이를 방치하는 우를 범했다.

볼보가 이 처럼 서울지역에 과감할 정도로 확장정책을 펼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서울지역 판매활성화를 위해서다. 볼보는 당시 두산이란 딜러가 있었으면서도 "대기업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기업이 딜러일 경우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때 상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그럼에도 볼보는 두산과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볼보에 따르면 오히려 두산이 서울을 독차지하고서도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 손해를 보고 있었다는 것. 서울지역 판매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두산과 경쟁할 만한 딜러를 키울 필요가 있었다는 게 볼보의 판단이었다.

다음으로는 한 지역에 여러 딜러를 둔 BMW코리아의 판매실적이 나날이 신장한 게 정책수립에 반영됐다. 여기엔 볼보 본사에 좋은 성적을 거둬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한국인 CEO의 입장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판매망을 늘리기 위해선 자금력이 약한 개인사업자라도 딜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 사실, 서초지역에서 볼보차를 팔기 위해 나설 만한 대기업을 찾기 어려운 만큼 볼보 입장에선 찬밥 더운밥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업계는 BMW와 볼보는 판매볼륨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지나친 확장정책이라며 우려했다. 결국 업계의 예상대로 지방에선 어느 정도 정착된 판매가격이 서울의 다수 딜러간 출혈경쟁으로 흐지부지되면서 서울지역은 물론 지방딜러들까지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현재 그나마 가장 자금력을 갖춘 원익모터스마저 다른 브랜드의 딜러십을 알아보는 등 한눈을 팔기 시작했고 HK모터스가 사업을 접는 사태로까지 발전한 것.

볼보는 올해 연초 판매목표보다 20% 가량 초과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입차업계 최초로 여성이 CEO 자리를 맡으면서 업계가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던 걸 감안하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딜러들의 속은 편한 게 아니다. "하나도 달라진 게 없고, 제대로 지켜진 것도 없다"는 딜러들의 원망이 왜 생기고 있는 지 귀기울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할 필요가 있다. 이제라도 딜러정책은 물론 판매정책을 재정비하고 볼보의 첫 고객인 딜러를 만족시키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제2, 제3의 HK모터스가 생겨서는 볼보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