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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찻실풍경. |
쌀쌀한 날씨 탓인 지 밖으로 나가기보단 안으로 움츠려들기만 한다. 훌쩍 자리를 털고 일어나 경기도 광주로 찾아가보자. 한 장인이 오랜 세월 도자기를 빚으며 터를 닦아 온 멋스런 공간이 있다.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대쌍령리에 위치한 "미도요"는 단순한 공방이 아니다. 이 곳에선 도자기를 빚고, 굽고 할 수 있는 작업실과 가마터뿐 아니라 미도요에서 제작된 여러 다완과 다기, 분청사기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관과 도예교육실, 전통차를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차실까지 갖추고 있다. 거기에다 찰흙 옹기로 구운 오리구이를 맛볼 수 있는 오리찰흙구이전문점까지 운영하고 있어 그야말로 "원스톱 세라믹 투어"가 가능한 곳이다.
미도요의 주인장인 도예가 구성회 씨는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이름을 날리고 있는 도예가다. 얼마 전 찻그릇에 대한 모든 것을 모은 《다완의 세계》를 펴낸 데 이어 인사아트갤러리에서 첫 도예전을 가졌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안정된 직장인 은행원 생활을 하던 구 씨가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1976년. 그는 도자기 수출사업에 뜻을 두고 "미도사"라는 도자기 유통업체를 설립, 세계를 돌며 우리 도자기를 알렸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일본 차인들이 우리 찻잔과 사발을 좋아하는 걸 보고 이천시 신둔면 인후리에 장작가마를 만들고 노인 두 명과 분청사기를 구워 일본 바이어에게 넘겨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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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회. |
뒤늦게 흙을 만지기 시작했음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그의 열정과 "전통을 중요시하며, 우리 시대에 맞는 그릇을 만들어내겠다"는 그의 신념이 일본인들의 선호도와 잘 맞아떨어져서인 지 구 씨는 줄곧 그들과 교류하며 작품을 만들어갔고, 그의 작품은 일본 내에서 나날이 찾는 사람이 늘었다.
그가 현재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작업장에 정착한 건 1988년. 전통 장작가마를 조성하고 가장 한국적인 찻그릇 만들기에 매달렸다. 차지하는 면적이 넓고 장작불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잘 찾아볼 수 없는 등요(장작가마)를 고집하는 그의 작품은 전기·가스가마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질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그의 작품에 반한 일본 바이어들이 그가 작업하는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 했고, 이 곳을 찾은 일본인들은 등요며 작업실, 전시실 등을 돌아보며 감탄했다. 그들에게 차를 대접하던 부인 권영석 씨가 본격적으로 차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 곳에 차실이 마련됐다. 남편인 구 씨는 찻그릇을 빚고, 부인은 그 찻그릇으로 우리 차의 멋을 알리게 된 것이다. 부인이 운영하는 다실인 다락원에서는 전통차에 관심있는 고객을 위해 차 시음은 물론 다도교육도 실시한다.
이렇게 도자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미도요는 전통문화와 먹거리가 숨쉬는 공간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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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차림. |
*찰흙오리구이 전문점 "토방"
미도요 내에 자리잡은 토방은 찰흙구이와 훈제구이를 하는 정통 오리구이 전문점이다. 찰흙구이는 진흙으로 만든 용기 속에 오리를 넣어 위생적으로 가마에서 구워내는데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흙 속에 천연 바이오가 함유돼 원적외선이 나오는데, 오리 자체의 염분만으로 간이 돼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오리찰흙구이는 2시간 전에 예약해야 제시간에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참나무를 사용하는 훈제구이는 젊은 층의 인기를 끈다. 031-767-5292
* 미도요 : 경기도 광주시 추월읍 대쌍령리 288-1(031-766-6655~6, http://www.midoyo.co.kr)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