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00K, 작아도 벤츠다!

입력 2004년12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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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가 새로운 C클래스를 선보였다. 이름하여 "뉴 제너레이션 C클래스"다. 2000년에 풀체인지했고 이번엔 디자인과 편의사양 등을 업그레이드한 마이너체인지다. 국내엔 C180K, C200K, C230K와 C320등 4개 모델이 팔린다. K는 독일어로 컴프레서, 즉 슈퍼차저를 뜻한다. 시승차는 C200K.

▲디자인
C클래스는 벤츠 라인업 중 엔트리 모델이다. 벤츠차 중 가장 작다. 그러나 C클래스는 작은 차라는 선입견이 없다면 작다고 말할 수는 없다. 너비 1.7m, 길이 4.5m를 넘는 체형이다.

고전적이면서도 샤프한 감각을 가진 디자인은 여전했다. 고급스러운 은회색은 이제 벤츠의 대표 컬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밝은 이미지를 전하면서도 결코 고급스러움을 해치지않는 절묘한 컬러다. 많은 차에 이 같은 은회색이 적용되고 있으나 벤츠만큼 이 컬러를 잘 소화해내는 차종은 흔치 않다. 물론 은회색이 아닌 다른 컬러도 판다.

공기흡입구는 낮게 배치됐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벤츠가 주는 무거운 이미지는 C클래스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정통 세단 형식의 보디, 벤츠 엠블럼 등이 차분하고 품격있는(다르게 말하면 조금 무거운) 분위기다.

메이커는 스포티한 느낌을 줬다고 자세한 설명을 담은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스포티함이라는 게 경쾌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가 아닌, 절제된 자유로움에 가깝다. 청바지에 티셔츠, 운동화 차림이 아니라 면바지에 콤비 재킷 그리고 가죽 캐주얼슈즈를 갖춘 분위기다. 대충 입고 나왔다고 해도 부잣집 도련님은 티가 나게 마련인 것과 같다. 스포티해도 벤츠는 벤츠다.

운전석에 앉아 계기판을 보면 수많은 원과 만난다. 스티어링 휠, 그 안에 삼각별을 감싼 원, 계기판 안의 원들, 센터페시아에 배치된 원형 버튼들. 수많은 동그라미의 집합이다.

뒷좌석은 시트를 접어 짐을 싣을 수 있다. 굳이 뒷좌석을 접지 않아도 된다. 트렁크도 꽤 넓기 때문이다.

▲성능
C180K, C200K, C230K은 모두 배기량이 같다. 슈퍼차저를 장착해 출력을 단계별로 차별화해 네이밍을 달리 했다. 엔진 배기량을 차 이름에 사용하는 벤츠의 전통적인 "이름짓기"가 흔들린 것.

C200K는 저속은 물론 고속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강한 힘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터지는 파워에 힘을 받은 차체가 쭉 뻗어 나가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반면 순간적인 가속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진행방향에 차가 밀려 대기한 상태에서 잘 빠지는 옆차선으로 순간적으로 빠져 나가기가 쉽지 않다. 차체가 반응하기까지 시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벤츠차들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일단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거침없는 가속이 이뤄진다. 문제는 그 때까지의 시차다.

정지 상태에서 차를 움직일 때는 무거운 느낌마저 든다. 차체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경쾌함과는 거리가 있다. 저속을 벗어나면 엔진 파워는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탄력이 있다. 순간가속, 고속주행이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시속 160km를 넘기며 200km에 다가서는 고속에서 시승차는 매우 매력적이다. 도로에 착 달라붙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 속도 차이가 커도 차체나 운전자가 받는 느낌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160km/h에서나, 200km/h에서나 스트레스에 별 차이가 없다.

변속기는 5단 자동이다. 그럼에도 변속 레버를 왼쪽으로 쳐서 시프트 다운하고 오른쪽으로 움직여 시프트 업을 할 수 있다. 낮은 기어에 높은 rpm으로 차를 움직이면 스포티 세단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탄탄한 하체가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엔진의 힘을 받아줬다.

엔진 소리는 소음이라기 보다 잘 조절된 사운드여서 귀를 즐겁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엔진 소리를 즐기며 운전할 수 있다. 물론 rpm을 높이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럭셔리 세단의 조용한 실내가 된다.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코너를 만날 때마다 차의 구동방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뒷바퀴굴림차를 몰고 코너를 들어설 때의 부담감이 크다. 차의 안정감은 FR이 탁월하지만 코너에서는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균형이 무너지면 자세를 되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시승차는 코너에서 부담이 덜했다. 차의 반응이 안정적이어서 속도를 조금 높여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 정도다.

헐거운 데 없이 꽉짜여진 하체가 빈틈없이 차체를 받쳐주고 있음을 시승하는 동안 내내 느낄 수 있었다.

▲경제성
C클래스는 가격폭이 넓은 편이다. 가장 낮은 C180K가 4,610만원이고 가장 비싼 C320 4매틱은 7,830만원이다. 그 사이에 C200K와 C230K가 5,620만원과 6,570만원대에 포진했다. C클래스는 뭐니뭐니해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벤츠라는 게 강점이다. 4,610만원은 가장 싼 벤츠인 셈이다. 배기량 1.8ℓ급 세단 가격이 이 정도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벤츠의 자존심 값이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

시승 모델인 C200K의 연비는 9.4km/ℓ다. 배기량에 비하면 우수하다곤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신 배기량에 비해 강한 힘을 가졌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 하다.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강경숙 기자 cindy@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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