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손해보험업계의 질적 성장이 두드러진 해였다. 불황으로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격할인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자동차보험 특약상품이 개발됐고, 손보사들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진출이 잇따랐다. 대형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암보험 등을 하나로 묶은 통합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설계사와 대리점, 인터넷과 전화라는 기존의 판매채널 외에 홈쇼핑과 대형 할인마트라는 새로운 채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방카슈랑스 2단계 확대 시행이 논란을 빚으면서 설계사 등의 대량 실직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손보협회가 정리한 "2004년 손보업계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1.방카슈랑스 2단계 확대시행 논란
보험사는 1단계 시행에서 발견된 문제점(은행의 꺾기, 불완전판매 및 보험료 인하효과 미미 등)과 2단계 확대 시 예상되는 문제점(보험종사자의 대량 실직, 중소형사의 부실 우려 등)을 들어 확대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은 정책 일관성을 들어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웒회 등 정책 당국은 현재 입장을 조율중으로 조만간 최종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2.자동차보험 다양한 특약상품 개발로 소비자 마음잡기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가격경쟁과 함께 다양한 특약을 내놓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힘썼다. 소비자의 경제사정을 고려한 자동차보험료 분할납입특약, 대리운전을 자주 맡기는 운전자를 위한 대리운전위험담보특약, 애견이 자동차사고로 사망할 경우 위로금을 지원하는 애견사고위로금특약이 개발됐다. 무사고 운전자를 위해 보험계약 이후 1년동안 차사고를 내지 않으면 납입보험료의 10%를 돌려주는 자동차보험도 출시됐다. 또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 다양하게 나왔다. 주중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에만 차를 쓰는 소비자를 위해 주말사고 사망 시 보험금을 두 배로 지급해주는 주말레저특약, 여성운전자를 위해 자동차사고 시 성형치료와 치아보철금을 지원하는 레이디특약 등이 예다.
3.통합보험 손보사 대표상품으로 급부상
2003년 12월 삼성화재가 통합보험을 첫 출시한 이후 올해 대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잇달아 통합보험을 내놓으면서 통합보험이 손보사의 대표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통합보험은 암보험, 배상책임보험, 자동차보험, 상해보험, 화재보험 등을 따로 가입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본인의 사정에 맞게 하나의 보험증권으로 모든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앞으로 방카슈랑스·온라인 상품에 대응하는 손보사의 대안상품이 될 전망이다. 현재 출시된 상품에는 삼성화재의 ‘무배당 삼성 수퍼보험’, 동부화재의 ‘컨버전스보험’, 동양화재의 ‘웰스라이프보험’, LG화재의 ‘LG웰빙보험’, 현대해상 "행복을다모은보험"이 있다.
4.온라인보험 성장과 홈쇼핑 및 할인마트 신판매채널 등장
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는 온라인보험의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시작된 온라인자동차보험은 제일화재, 대한화재가 가세했고, 그 뒤를 이어 교원공제가 판매에 들어갔다. 2004년에는 다음다이렉트, 동부, 현대, 신동아가 합류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지 불과 3년만에 2004년 9월말 현재 전체 자동차보험시장의 6.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홈쇼핑·체인스토어 등이 새로운 판매채널로 등장했다. 손보사의 경우 2004년말 현재 7개사(외국사 지점 2개 포함)가 홈쇼핑을 통해 손해보험상품을 팔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손해보험상품 대부분은 3만원대 이하의 저렴한 상해보험으로 앞으로 홈쇼핑이 저가 손보상품의 판매채널로 자리매김 될 지 주목된다. 일부사의 경우 대형 할인점을 통한 손해보험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아직은 시작단계이나 판매기여도가 입증될 경우 타 손보사도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5.자기부담금제도 의무보험에 도입
지난 8월22일부터는 자동차 책임보험에 가입한 운전자가 음주 또는 무면허 교통사고를 냈을 경우 피해액 가운데 최고 200만원을 본인이 부담하게 됐다. 지금까지 종합보험 가입자의 음주운전사고에만 적용됐던 ‘자기부담금’ 제도가 책임보험에도 도입된 것. 자기부담금 제도는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 보호강화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을 억제하기 위해 운전자에게 피해액의 일부를 부담시키는 것으로 대인사고에 대해서는 최고 200만원, 대물사고에 대해서는 최고 50만원의 자기부담금이 부과된다.
6.여·야 국회의원 67명 교통안전 연구모임 발족
여야 국회의원 67명이 지난 9월7일 국회 내 연구모임인 ‘선진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발족시켰다 이 연구모임은 OECD 국가 중 최고의 교통사고 다발국으로 매일 1,000여명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심각한 국내 교통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동참, 국회 내 교통안전 연구모임으로 결성됐다. 모임의 초대 회장은 정세균 의원(열린우리당)이 맡고 있다.
참여의원들은 "17대 국회 회기 내에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 수를 현재의 4.4명에서 OECD 가입국 평균 1.9명으로 끌어내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모임은 이를 위해 △교통안전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관련제도를 개선하며 △교통안전관련 법률을 제정 또는 개정하는 한편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범국민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을 확산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모임이 17대 국회가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정치 중심의 국회로 거듭나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7.제3보험 전문보험설계사 시험 시행
보험사의 영업구분이 손해보험, 생명보험, 제3보험으로 나뉨에 따라 지난 8월29일부터 보험설계사의 자격도 손해보험설계사, 생명보험설계사, 제3보험설계사로 세분화됐다. 따라서 손해보험상품과 제3보험 영업분야로 분류되는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손해보험설계사 자격과 제3보험설계사 자격을 각각 취득해야 한다.
9월부터 11월까지 손보협회를 통해 제3보험설계사 자격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1만345명으로 이 중 8,759명이 합격, 84.7%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제3보험설계사로 등록된 사람은 6만5,475명으로 이 중에는 지난 9월 이후 제3보험설계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새로이 등록한 사람과 함께 기존에 손해보험설계사로 등록돼 보험업법 상 당연히 제3보험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포함돼 있다.
8.보험범죄 전년 대비 2배 증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던 보험범죄 적발건수가 2004년에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까지의 보험범죄 적발현황을 보면 적발된 보험사기는 7,099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96.1% 늘었다. 보험사기관련 금액은 483억원으로 96.7% 증가했다. 최근 보험범죄는 국내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에 따른 가정경제 악화와 더불어 도덕적 해이현상의 심화로 급증하고 있으며, 범죄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또 날로 지능화, 조직화되는 등 반인륜적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어 그 폐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는 보험계약, 보험사고 및 보험금지급 등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혐의자를 추출한 후 혐의자 간 공모관계까지 추적할 수 있는 보험사기인지 시스템을 올 1월1일부터 가동하는 등 보다 효율적으로 보험사기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9.제8차 APRIA 연차총회 서울 개최
지난 7월18일~21일 세계최대 보험관련 학술대회 중 하나인 제8차 아시아태평양리스크보험학회(APRIA) 연차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서울 총회에서는 일본, 홍콩, 타이,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등 각국의 보험감독국장을 비롯해 국내외 320여명의 전문가들과 보험업계 종사자가 참여했다. 이 총회에서 금융시장 개방, 규제완화 등 급격히 변화하는 보험환경 아래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보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연구발표와 정책토론이 이뤄졌다. APRIA는 지난 97년 보험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보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발표와 토론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학회다.
10. 농협공제 감독일원화 촉구
올해는 국회 국정감사 및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농협 등 일반인 대상 4대 공제에 대한 금감원 검사 및 감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채수찬 의원 등 국회의원 27인의 발의로 유사보험정비를 위한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생보의 경우 농협공제가 보험업법 적용을 받지 않으면서 ‘보험’ 등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데 대해 지난 3월 법원에 명칭사용을 금지해달라는 본안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상호 변론이 진행중이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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