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울적한 날에는 그 곳으로 가보자. 나직이 이름 부르면 휘파람을 불 듯 기분 좋아지는 그 곳. 헤이 헤이 헤이리로.
헤이리는 파주시 통일동산에 자리한 15만평 규모의 문화예술마을이다. 1997년 음악, 영화, 미술, 출판 등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인 370여명이 뜻을 모아 마을을 조성했다. 이제는 점점 박물관, 미술관, 음악홀, 연극관, 영화촬영소, 서점 등 예술마을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언뜻 이국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예술인마을다운 이름, ‘헤이리’란 이름은 파주지역의 전래 농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헤이리는 마을 자체가 하나의 전시관이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배경으로 들어선 건축물들이 마치 예술작품과 같이 현대적이고 독특하기 때문이다. 건축물마다 작가의 색깔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한향림 갤러리, 세계 민속악기 박물관, 북하우스, 인물미술관 93뮤지엄, 쌈지미술창고, MOA갤러리 등이 대표적인 명소다.
문화예술시설들을 둘러 보면 박물관(세계민속악기박물관, 장난감박물관, 나비박물관, 잡지박물관, 전통음식박물관, 불교문화박물관, 인물화박물관, 우표박물관, 영화박물관, 영화포스터박물관), 미술관(청암미술관, 이남규기념미술관, 전광영미술관, 백순실미술관, 한국도예미술관, 베트남미술관), 음악관(한국음악당, VR컨서트홀, 카메라타음악감상실), 연극관(어린이구연동화관, 김정희연극관), 시네마관(영화촬영소, 세계민속영화관, 시네마텍) 등이 있다.
이 중 음악감상실 카메라타를 찾아가면 반가운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방송인 황인용 씨다. "카메라타(camerata)"란 작은 방을 뜻하는 이탈리아 말이다. 음악사에서는 16세기말 르네상스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피렌체의 예술인 후원자였던 조반니 데 바르다 백작 살롱에 모인 시인, 화가, 문인, 건축가, 음악가 등의 모임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황 씨는 1997년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 안에 고전음악감상실을 열면서 이 곳을 "카메라타"라고 했는데 이를 헤이리마을로 옮기면서 이름도 가져온 것. 그는 40년 방송인으로 검박하게 살며 아끼고 보듬어 온 삶과 꿈을 카메라타에 고스란히 모아 놓았다. 20년 이상 음악프로를 진행하면서 축적한 오디오와 음악의 진수를 이 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짙은 커피향과 들꽃 한 송이가 곁들여진 케이크, 그가 들려주는 고전음악의 향기는 카메라타를 찾는 이들을 흠뻑 취하게 만든다(031-957-3369).
아이들을 동반한 나들이라면 쌈지미술창고와 나란히 있는 ‘딸기가 좋아’를 찾는 게 좋겠다.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초청되는 등 오픈 전부터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킨 (주)쌈지의 캐릭터브랜드 딸기(DALKI)의 캐릭터와 브랜드스토리를 접목시킨 새로운 공간이다. 상품판매와 전시는 물론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참여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딸기가 좋아하는 빵집’이라는 재미있는 딸기빵집이 있고, 복도는 여러 갈래의 길로 나눠지고 모아져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며, 경사로와 나선형 계단이 전시관으로 이어진다. 또 외부에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잔디가 깔린 넓은 3층 하늘정원을 만나게 되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커다란 딸기의 집, 또 작은 딸기 미니어처마을, 만화이미지가 그려진 둥근 복도,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벽, 거울이 입체적으로 보여지게 하는 공간 등 곳곳에 흥미진진한 공간이 펼쳐진다.
*홈페이지 : http://www.heyri.net/
*가는 요령
<승용차>
성산대교 - 월드컵경기장 - 구파발역(1번 국도)- 헤이리
서울외곽순환도로 - 김포대교 - 일산IC(자유로 방면) - 성동IC(우회전) - 헤이리
강변북로 - 자유로 - 성동IC(우회전) - 헤이리
<버스>
백석역(90번), 김포공항(150번), 신촌역(773번), 서울시청(9704/9709번)에서 승차해 맥금동에서 하차 후 셔틀버스로 이동. 혹은 맥금동에서 하차 후 2번 버스 또는 택시 이용.
<지하철>
합정역(2호선), 대화역(3호선) 하차 후 셔틀버스 이용.
*먹거리
헤이리예술마을 안에는 일반 대중음식점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한길 북하우스에 분위기있는 프렌치 이탈리안 레스토랑 FORESTA와 북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같은 레스토랑 크레타, 커피와 각종 차, 꽃차 등을 맛볼 수 있는 HASIII 등 예술적 분위기 넘치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