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의 호평, 클릭의 혹평

입력 2005년02월2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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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기아 피칸토(국내명 모닝)가 독일 자동차전문지 아우토자이퉁이 실시한 소형차 비교평가에서 시트로엥 C2를 제치고 이 부문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나 이 내용을 보고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독일 현지의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독일에서 자동차공학을 공부하는 그는 "왜 현대 겟츠(국내명 클릭)는 기사에서 빠져 있느냐"고 물었다.

현지 베를린공대에서 연구활동중인 지인이 제기한 문제는 아우토자이퉁이 피칸토와 C2, 겟츠를 함께 비교평가했고, 이 중 피칸토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2위는 C2였고, 최하위 점수를 받은 차종은 겟츠였다. 그는 피칸토와 겟츠는 모두 1.1ℓ 엔진이 탑재돼 있는 점에 비쳐 두 엔진이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피칸토가 겟츠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선 겟츠의 최하위 성적이 쏙 빠진 채 피칸토만 부각됐으니 그는 이를 두고 "사실왜곡"이라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기아는 독일 언론이 피칸토를 호평했다는 자료를 발표하면서 겟츠와 관련한 내용은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비교평가결과를 강조하는 건 전혀 문제되지 않으나 현대가 같은 울타리 안에 있다고 해서 비교대상 차종에서 아예 제외시킨 것이다. 지인은 피칸토가 C2를 제친 데 대해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겟츠를 제친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독일에서 판매되는 피칸토와 겟츠는 국내 판매차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굳이 여러 가지를 들지 않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배기량부터 차이난다. 이를 두고 국내 소비자들이 독일 언론의 비교평가결과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수 평가를 강조할 때는 비교대상 차종도 명확히 밝혔어어야 한다는 게 지인의 최종 결론이다.

그는 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독일에 오랫동안 살면서 한국차가 독일 언론의 비교대상이 될 때마다 경쟁대상은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메이커가 주종을 이루는 데서 나오는 얘기였다. 이번에는 시트로엥이 됐으나 아직 한국차는 스페인의 세아트 등과 견줘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는 조언이다.

그러면서 그는 언젠가 한국차가 독일 내에서 BMW 및 벤츠와 비교대상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지금처럼 같은 형제기업이라고 감싸주는 건은 발전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했다. 비교평가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면 이에 자극받아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데 매진해야지 감추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선진국에서 자동차를 공부하는 사람의 간절한 바람이었지만 통화 후 그의 말을 천천히 되짚어 보면 아직 우리 자동차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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