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센 차 푸조 206RC

입력 2005년02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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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유럽 사람들은 작은 차를 좋아한다. 특히 이탈리아는 우리로 치면 경차나 다름없는 작은 차들이 많다. 이탈리아만큼은 아니어도 프랑스 역시 작은 차가 강세를 보이는 나라다. 푸조나 시트로엥, 르노 등의 프랑스 자동차메이커를 보면 세계시장에 내로라할 모델들이 럭셔리카보다는 중형 이하의 작은 차들이 많다. 또 프랑스차들은 디자인이나 기계적으로 매우 강한 특성을 지닌다.

푸조 206RC를 탔다. 206은 푸조 라인업 중 소형차에 속한다. 206CC는 작은 크기에 지붕을 접어넣을 공간을 마련하느라 시트 4개를 올리고도 2인승이다. 반면 206RC는 작지만 4인승으로 넉넉한 공간을 만들었다. WRC에 출전했던 랠리카의 혈통을 이어받았다고 해서 RC라는 이니셜이 붙었다. 랠리 챔피언일 수도, 레이싱카 혹은 레이싱 챔피언으로 각자 알아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디자인
정면에서 봤을 때 딱 벌어진 모습에 쨍한 헤드램프는 위압적이다. 이 차만의 특성이 아니다. 푸조의 아이덴티티다. 컬러도 눈에 확 틘다. 무채색이 뒤덮은 한겨울의 산하를 파란색 푸조 206RC가 신나게 달렸다.

컵홀더는 대시보드를 열어야 찾을 수 있다. 대시보드 서랍문 안쪽에 컵홀더를 마련했다. 아이디어는 튀지만 기능적으로 제역할을 할 지는 미지수다. 커피나 음료수를 마시다 내려 놓기 위해 대시보드를 연다?. 어딘가 어색하지 않을까.
시트와 운전자 몸의 일체감은 탁월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잔뜩 기울며 달리는 코너에서마다 시트를 믿고 몸을 맡기면 편하다.

이 차는 206 해치백의 디자인 컨셉트를 충실히 따르면서 부분적인 특성을 추구하고 있다.17인치 알로이 휠, 와이드 리어 스포일러, 카본 화이버 사이드 미러, 트윈 크롬 테일 파이프 등이 그렇다.

▲성능
5단 수동변속기를 만난 건 참 오랜만의 일이다. 대부분의 차들에 자동변속기가 올라가고 심지어 스포츠 세단이나 스포츠 루킹카에도 수동 아닌 자동변속기가 채용되는 걸 당연하게 보는 요즘, 보무도 당당히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수동변속기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 차는 카리스마를 갖는다. 운전자의 범위가 확 좁아져서다.

기어를 변속하는 손맛은 아주 좋다. 기어 셀렉터의 이동거리가 짧아 빠르게 변속할 수 있다. 1단 기어비는 가속에 유리하게끔 여유있게 세팅했다. 엔진은 7,300rpm까지 쓸 수 있다. 이 사실 하나로도 가슴을 뻥 뚫어버릴 만큼 강한 엔진 소리를 귀에 담으며 달릴 수 있다는 차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확 트인 길을 풀 가속하면서 엑셀러레이터를 바닥까지 붙이면 7,300rpm의 파워와 소리가 짜릿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클러치 페달을 깊게 밟으면 발 윗부분의 발등이 걸린다. 룸미러는 후방시야를 시원하게 제공하지 못한다. 뒤로 멀리 보려면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각도를 잘 잡아야 했다.

206RC는 거칠지만 솔직하다. 거짓을 모른다. 특히 서스펜션과 타이어는 노면상태를 한 치의 거짓없이 솔직하게 운전자에게 전한다. 운전자는 차의 움직임을 정확히 느낄 수 있어 좋지만 조수석에서는 조금만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어쨌든 차의 성격과 특성이 맞아떨어진다.

힘이 넘치는 차들에서 간혹 나타나는 토크 스티어링(한쪽으로 쏠림현상)과 브레이킹 시 편제동되는 느낌이 있어 스티어링 휠을 확실히 장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4기통 2.0ℓ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7,000rpm), 최대토크 20.6kg.m(4,750rpm)을 낸다. 최고속도는 220km/h,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7.4초에 이를 정도로 고성능을 추구하지만 시속 140km만 넘겨도 흔들림과 엔진소리, 바람소리 등이 커지는 건 감수해야 할 일이다. 어쨌든 작지만 꽉찬 성능을 보여준 차다

▲경제성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3,700만원이다. 연비는 12.0km/ℓ. 대형 브레이킹 시스템, ABS, 전자식 제동력 분배장치 EBFD, 휠의 회전력을 분석해 최적화된 트랙션을 제공하는 ASR(Anti-skid function) 그리고 스티어링 휠의 각도와 차의 속도를 분석해 언더 스티어링이나 오버 스티어링이 감지됐을 때 이를 바로 잡아주는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등의 안전장치가 적용됐다.

이 처럼 안전장치를 강조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사고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아니다.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다이내믹함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안전장치에 고성능 엔진과 변속기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안전장치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물론 푸조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메이커들도 모두 마찬가지.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강경숙 기자 cindy@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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