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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곡사 매화. |
예부터 ‘춘마곡(春麻谷), 추갑사(秋甲寺)’라는 말이 있지만, 천년고찰 마곡사의 봄날 풍경은 연륜에 보태진 화사한 아름다움이 유난히 돋보인다.
사실 마곡사는 봄날뿐 아니라 사시사철 어느 때 찾아가도 깊은 울림을 주는 고찰이다. 지금이야 말끔하게 단장된 모습이라 고즈넉한 울림을 주던 옛 절의 풍모를 많이 잃어버렸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마곡사는 세월의 결이 절로 느껴지는 수묵화 속 풍경이었다. 매화나무 배시시 꽃망울 터뜨리는 봄날 풍경은 봄날 풍경 그대로,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낙엽 쌓인 만추의 마곡사는 그 적막함이 주는 소슬한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가슴을 울렸다.
그런데 왜 유독 ‘춘마곡(春麻谷)’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그 것은 춘정을 이기지 못한 온갖 꽃나무들이 앞다퉈 망울을 터뜨릴 때 비로소 천년 고찰 늙은 절집 마곡사가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화사하게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리라.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마곡사의 지형이 물의 흐름과 산의 형세가 태극형으로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이기 때문에 임진왜란과 6·25 등의 전란 속에서도 병화를 입지 않고 오늘날까지 옛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에 당나라에서 귀국한 자장율사가 창건해 고려 보조국사가 재건했다고 하나 확실치 않다. 자장이 절을 완공한 뒤 낙성식을 할 때 그의 법문을 듣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삼대와 같이 무성하였다’고 해 절 이름을 마곡사(麻谷寺)라 했다 전해진다.
마곡사의 가람 배치는 경내를 가로지르는 계곡을 경계로 하여 양분되고 있다. 계곡 사이에 흐르는 천류를 경계로 남측에는 사찰의 입구에 해당하는 천왕문, 해탈문이 있고 계곡 냇물의 다리를 건너 5층석탑, 대웅전이 자리하는데 석탑의 좌·우로 종무소, 요사채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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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곡사 대웅보전. |
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영산전(보물 제800호)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고려 건축양식이 잘 전해진 건물이다. 조선 세조는 친히 이 절에 와서 영산전(靈山殿)이라는 판액을 써서 하사한 게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특이한 2층 건물의 대웅보전(보물 제801호)과 대광보전(보물 제802호)은 1층이 앞면 5칸, 옆면 4칸이고 2층이 앞면 3칸, 옆면 3칸의 화려한 건축물이다. 건물 2층에 걸려 있는 현판은 신라 명필 김 생의 글씨라고 한다. 4월초면 대웅보전을 에워싼 목련 등의 꽃나무가 망울을 터뜨린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요사채에는 매화가 분분하다. 정갈한 기와 위로 연분홍 꽃잎이 눈송이처럼 날리는 풍경은 아득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가는 요령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천안~논산 간 정안IC에서 빠져 23번 국도를 타면 마곡사에 이른다. 혹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나와 32번 국도를 따라 공주 방면으로 향하면 정안~마곡사에 닿는다.
*맛집
마곡사 입구에 민속음식점들이 줄지어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제대로 요기를 하고 싶다면 공주시내 고마나루돌쌈밥(041-857-9999)에서 선보이는 쌈밥을 맛보길.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약용초를 위주로 20~30여가지 이상의 진귀한 야채가 나오는 쌈밥은 건강식으로도 좋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