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태국에서 일제 자동차의 결함 시정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공개 시위가 "유행병"처럼 번져 자동차 회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 여성 자가 운전자가 얼마 전 방콕에서 행인과 취재진이 몰려든 가운데 일제 자동차를 망치로 내리치는 "퍼포먼스" 아닌 퍼포먼스를 연출한 사건을 시발점으로 태국 소비자의 일제차 결함 공개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급기야 "방콕 모터 쇼"가 열리고 있는 방콕 인근 "바이텍" 전시장에서 25일 도요타와 닛산,마쓰다 등 일제차 소유주들이 자기 차량의 결함을 관람객들에 알리고 회사측의 각성을 촉구하는 합동 공개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고 태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는 독일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의 소유주도 합세했다고 태국 언론은 전했다.
일제 자동차 소유주 5명은 이날 오후 차를 몰고 "바이텍" 전시장을 떠나 방콕 시내 펫부리가(街)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에 집결, 구체적인 대응 조치가 안 나오면 자동차를 몽땅 불태우겠다고 위협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일본 대사관측은 건물 입구에 소방차와 함께 특수부대원 및 경찰력을 증원 배치했다. 이들 일제차 소유주들의 일본 대사관 앞 항의 시위로 평소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은 펫부리와 아속 등 주변 도로가 심각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소유주들은 자동차 회사들에 결함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일본 대사관측에 태국 소비자들이 "저급" 일본 자동차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태국 언론은 전했다. 이들은 또 대사관 고위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 문제 차량들을 살펴보도록 요구했다. 이들은 탁신 치나왓 총리가 고충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를 경찰로부터 전해 들은 후 자동차를 일본 대사관 밖에 놔 둔 채 자진 해산했다.
태국 "소비자 재단"은 이들 일제차 소유주들이 바라는 것은 차량 결함 시정일 뿐 회사측에 돈을 물어 달라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태국내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러한 현상 때문에 태국을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만들려는 노력이 저해될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태국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