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향방에 요즘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는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의 주인이 된 걸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이 공존해서다. 상하이차의 쌍용 인수가 결과적으로 쌍용에 득이 되느냐, 실이 되느냐는 두고 볼 일이지만 어쨌든 쌍용의 미래를 관심있게 지켜 보는 사람들 사이엔 최근 상하이차와 쌍용의 행보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쌍용의 미래를 진단하는 업계 전문가들은 크게 "긍정"과 "부정"의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 있다. 먼저 긍정적인 견해는 향후 중국이라는 거대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세계 모든 자동차메이커들이 "Go! China"를 외칠 정도로 중국은 아시아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따라서 수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쌍용으로선 별다른 노력없이 중국 내 상하이차의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고, 이는 곧 생산증대로 연결된다.
생산증가는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국내 부품산업 성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 상하이차는 중국 내 자체 판매망을 통해 쌍용차 판매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쌍용의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RV 내수침체에 시달리는 쌍용으로선 가뭄의 단비같은 돌파구가 아닐 수 없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은 생산증가에 따라 발생할 여러 문제점을 우려한다. 우선 가격경쟁에 따른 원가절감이다. 특히 원가절감은 상하이차가 쌍용의 주인으로 자리잡자마자 강하게 밀어붙이는 경영목표다. 상하이차 입장에선 자체 브랜드로 중국에서 고급 SUV 경쟁에 가세하려면 결과적으로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원가절감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경영과제다. 물론 세계 모든 자동차회사에 "원가절감"은 절대절명의 숙제와 같은 것이지만 문제는 원가절감의 방법이다.
상하이차가 쌍용의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을 당시 장쯔웨이 쌍용 대표이사는 "중국에서의 부품공급"을 언급한 바 있다. 쌍용의 부품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이 말은 쌍용차의 품질저하 논란을 일으켰으나 이미 현실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상하이차로선 어차피 쌍용의 주요 시장이 한국이 아닌 중국인 만큼 품질논란 등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중국의 낮은 인건비를 최대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두 번째 원가절감 방법은 저임금 근로자로의 생산인력 대체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근로자의 한국 내 투입으로 원가를 낮추는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쌍용 내부에서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고 있다. 노조가 가만 있을 리 만무하지만 원가절감이란 큰 틀에서 보면 강행하고도 남을 일이라는 업계 시각이다.
심지어 일부 쌍용 직원들은 중국인 근로자를 점차 늘려가다 노조 자체의 위력이 약화되면 생산라인을 모두 중국으로 가져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물론 올해부터 생산규모를 비약적으로 늘리는 등 상하이차가 쌍용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지 않아 현실 가능성은 낮지만 어쨌든 중국 경영진을 신뢰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쌍용 안팎의 분위기다. 무슨 일을 벌일 지 중국 경영진의 속내를 전혀 알 수 없다는 말이 나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상하이차가 넘아야 할 산은 바로 "중국 브랜드"라는 점이다. 모든 재료와 가공이 한국에서 이뤄진다 해도 모기업이 중국이면 "중국 브랜드"라는 게 국내 소비자들의 생각이다. 그 동안 프리미엄 이미지를 꾸준히 쌓아 왔던 쌍용으로선 한순간에 "중국기업"의 이미지로 바뀌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쌍용차 내부에선 "상하이차가 중국시장에 신경을 더 쓰고 한국 내수판매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답답하다"고 털어 놓는다. 상하이차 입장에선 중국시장 규모가 한국시장에 비해 훨씬 크기에 한국에선 안팔려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상하이차의 행보를 봐도 이런 점은 충분히 입증된다. 상하이차는 쌍용 주식 인수 후 우선적으로 중국형 차량 개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포커스를 중국에 맞추고 중국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상하이차가 한국시장보다 중국 수출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홈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선수에게 자신들의 안방만큼 만만한 곳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계속 장사를 하려면 최소한 지킬 건 지켜야 한다. 시장규모가 작다고 무시하면 그 결과는 반드시 되돌아 오기 마련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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