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정유 노동조합이 노조설립 이후 처음으로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측에 일괄 위임했다. 특히 GS정유 노조는 사측과 별도의 상견례 등 형식적 절차없이 단체협약까지 실무 차원의 협의만을 거쳐 합의함으로써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한 차례의 본교섭만으로 마무리지었다. 이에 따라 GS정유는 지난해 파업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 노사 간 새로운 상생의 관계 구축을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게 됐다.
GS정유는 최근 여수시 월내동 GS칼텍스정유 여수공장 본관 3층 종합회의실에서 허진수 생산본부장과 박주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05년도 단체협약 갱신교섭 조인식"을 갖고 이 같이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GS정유는 지난 23일 오후 허 본부장과 박 노조위원장 직대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가진 "2005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본교섭"에서 임금을 회사에 위임키로 잠정 합의한 데 이어 지난 28일 노조 대의원대회에서도 만장일치로 이를 추인했다.
박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지난해 한 차례 파업이란 큰 홍역을 치른 데다 회사가 GS그룹으로 새 출발하는 중요한 시기인 점을 감안하고 임단협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에 매진하는 게 노사 상생의 길이라고 판단해 조합원들이 뜻을 모았다"며 "새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선 과거와 같은 불필요한 대립과 시간끌기식 기존 교섭관행에서 탈피, 노사간 입장을 십분 배려하는 새로운 교섭관행 수립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허 본부장은 "최근 급속히 어려워진 경영여건에서 노조가 먼저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에 위임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새로운 신뢰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회사가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S정유는 지난해 파업을 교훈삼아 "생산적 노사관계 구축"을 가장 중요한 회사 경영방침의 하나로 삼고, 그 실행방안을 마련키 위해 노사 공동으로 워크샵을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통해 노사 양측이 31일 GS칼텍스 출범에 맞춰 신뢰를 밑거름으로 상식이 우선하는 새로운 노사관행의 정립이 절실하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GS정유 노조는 지난 99년 국가경제가 위기를 맞은 IMF(국제통화기금) 시절 회사의 임금동결 방침에 동참한 적은 있으나 자발적으로 임금안 자체를 위임한 적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