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최강 군림

입력 2005년04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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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랩타임도표.
타이어메이커 간 경쟁이 마침내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진원지는 국내 최고의 자동차경주로 자리잡은 ‘BAT GT 챔피언십 시리즈"의 최고 종목인 GT1 클래스다. 일본의 요코하마와 던롭, 프랑스의 미쉐린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호타이어가 이 클래스에서 사활을 건 자존심 경쟁에 돌입했다. 마치 춘추전국시대 제후들의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이들 4개 메이커의 경쟁은 스토브리그동안 찻잔 속의 고요함에서 세력을 키워 개막전에서는 국내 모터스포츠의 판도를 뒤흔드는 태풍으로 상륙했다.



개막전에서 가공할 펀치를 날린 메이커는 킥스렉서스레이싱팀에 타이어를 공급한 요코하마. 이 회사는 2002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국내 최강으로 군림한 인디고팀과 신생팀인 시그마PAO렉서스에 타이어를 지원하며 7경기 중 6승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반면 던롭은 1승에 그쳤고 금호는 시상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요코하마는 국내 모터스포츠에 발을 들여 놓은 2002년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이 해에도 6승을 챙기며 단숨에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 이듬해인 2003년에도 요코하마는 거칠 것 없는 레이스를 펼치며 6경기에서 5회나 시상대 정상에 서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줬다. 말 그대로 요코하마는 국내 레이스의 지존으로 자리잡으며 경쟁자들의 사기를 무참하게 꺾었다. 요코하마는 지난 3년동안 20전 18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한 관계자는 “자동차경주는 경주차의 출력, 드라이버의 테크닉, 구동방식 등에 따라 변수가 많다”며 “승부의 요인을 타이어에서 찾으려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분명한 건 타이어도 레이스에 결정적인 요인을 미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면에서 최강팀과 손잡았던 요코하마의 위력은 다른 타이어에 비해 더욱 배가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풍노도의 기세로 서킷을 휘어잡았던 요코하마. 그러나 올해부터는 달라진 환경에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다. 세계 타이어메이커 랭킹 1위로 모터스포츠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쉐린이 인디고와 손잡았기 때문. 인디고가 작년까지 요코하마에 18승을 안겨준 팀으로 자사의 레이싱 타이어에 대해 장단점 등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지난 3월19일 예선에 앞서 인디고 관계자는 “미쉐린 타이어를 끼우고 1타임(20분)밖에 달리지 못해 특성을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처음보다 중반으로 갈수록 기록이 좋아지고 있어 내구성이 뛰어난 건 확실하다”며 “예선을 거치면서 차근차근 데이터를 축적해 결선에서 좋은 결과가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타이어에 비해 성능이 처질 경우 프랑스 본사의 엔지니어들이 내한해 타이어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킥스렉서스팀 관계자는 “미쉐린 타이어의 내구성이 뛰어나 레이스 후반에서는 요코하마가 위협을 느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팀원 모두가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쉐린의 대응 여부에 따라 요코하마도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던롭의 대응도 관심을 모았다. 던롭 타이어를 끼운 오일뱅크팀의 오일기는 미쉐린을 단 이재우에 불과 0.097초라는 간발의 차이로 예선을 통과, 결선 라운드에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금호는 급하게 들여온 혼다 S2000의 세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1분10초대에 진입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30랩을 돌아 승부를 결정짓는 결선 라운드는 타이어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라이벌을 떼어 놓기 위해 또는 쫓아가기 위해 경주차를 극한 성능까지 끌어올리고, 이는 곧 타이어의 성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선을 알리는 체커기가 나부끼는 것과 동시에 출발한 경주차들. 전날 예선에서 가장 앞선 기록으로 선두를 잡았던 요코하마의 황진우가 첫 랩부터 라이벌인 미쉐린과 던롭 그리고 금호와의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표 참조> 요코하마는 3랩(세이프티카가 들어와서 3랩부터 본 경기에 돌입)에서 1분09초746의 기록으로 던롭(1분12초289), 스타트가 늦은 미쉐린의 이재우(1분14초268), 금호의 김한봉(1분15초345)의 뒤를 이었다.



요코하마의 위력은 랩이 진행될수록 공격적이었다. 요코하마는 8랩에서 이 날 베스트 랩타임인 1분08초688을 기록한 걸 비롯해 16랩에서만 1분10초281로 가장 늦었을 뿐 30랩까지 꾸준한 성능을 보여줬다. 반면 미쉐린은 1분09초대와 10초대에서 더 이상 빨라지지 않았다.



초반 두 바퀴까지 1분11초대를 유지하던 던롭은 7랩을 지나면서 급격히 페이스가 흔들렸다. 피트스톱 직전 1분14초 718까지 떨어졌고, 피트스톱을 끝낸 후 17랩에서는 1분09초359로 베스트 타임을 기록했다. 그러나 승부가 결정된 29랩에서는 다시 1분12초대로 굴러 타이어 성능에 의문부호를 찍었다.



금호는 전반적으로 꾸준한 성능을 보여 경주차의 숙성도에 따라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금호는 12랩까지 꾸준히 13초대를 유지하다 13랩을 넘기면서 12초대에 진입했고, 29랩까지 이 기록을 이어갔다.



금호타이어를 끼운 김한봉은 “경주차는 물론 타이어도 일본의 슈퍼 내구레이스 250km용으로 쓰던 걸 달았다”며 “경주차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 적응할 수 있는 타이어를 개발한다면 요코하마나 미쉐린 등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GT 챔피언십 개막전 GT1 클래스는 요코하마 타이어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레이스의 변수가 너무 많아 타이어의 성능순위를 뜻하지는 않는다. 앞서 말했듯 드라이버의 테크닉에 차이가 없다고 여겨도 경주차의 출력과 구동방식 조건 등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수 있어서다.



국내 모터스포츠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4강 타이어메이커. 이 회사들은 마치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 모터스포츠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다음 레이스에서는 더 나은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들 타이어업체의 경쟁을 지켜 보는 모터스포츠팬들은 올 시즌이 더욱 즐거워질 전망이다.









김태종 기자 kls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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