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자동차 보험료에 곧바로 반영되는 정비수가(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정비요금)의 인상 움직임에 대해 시민단체에 이어 금융감독당국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건설교통부는 이번주 초 정비수가 인상안을 공표할 예정이었으나 이처럼 반발이 확산되고 손해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대립이 계속되자 공표 시기를 늦추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20일 "정비수가는 손보업계와 자동차 정비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의견을 최근 건교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정비수가 인상안을 제시할 경우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 계약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또 "건교부가 정비수가 인상의 근거로 삼는 용역 보고서도 정비업계 입장을 주로 반영하고 있어 신뢰성에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건교부가 개최한 자동차 정비수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시민단체들도 현재 시간당 1만5천원인 정비수가를 용역 결과대로 2만8천원으로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정비수가가 2만8천원으로 인상될 경우 보험료를 13%나 올려야 할 정도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2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비업계는 경영난을 들어 2만2천원 이상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이번 정비수가 조정 과정에서 보험가입자인 국민은 배제돼 있다"며 "신뢰성에 의문이 있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비수가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정비수가를 단일 금액으로 명시하지 않고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의견을 모두 반영한 1만7천~2만7천원선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 관계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에 따라 정부가 정비수가를 공표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이달안에 일정 범위의 인상안을 제시하고 보험업계와 정비업계가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정비수가 공표가 분쟁을 키운다고 판단될 경우 항후 법 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8월 의원 발의로 건교부가 정비수가를 공표하도록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개정됐으며 시행령 개정과 적정 정비수가에 대한 용역 등을 거쳐 이번에 처음 공표를 앞두고 있다.